
뉴욕시의회가 주민참여예산을 단순 의견수렴이 아니라 실제 예산 결정 절차로 운영한 결과를 공개했다.
주민 투표가 예산 사용처를 정한다
뉴욕시의회는 2026년 5월 22일 2027회계연도 참여예산(PBNYC) 당선 사업을 발표했다. 의회 발표에 따르면 2026년 4월 1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약 13만 명의 뉴욕 시민이 참여했고, 22개 시의회 지역구에서 약 2,500만 달러 규모의 자본예산 사용처를 결정했다.
당선 사업은 학교, 공원, 도서관, 거리, 병원, 공공공간 개선에 집중됐다. 일부 지역구에서는 학교 냉난방 설비, 도서관 기술 장비, 보행환경 개선, 공원 접근성 개선, 학생 화장실 보수 같은 생활 기반시설 사업이 선정됐다.
뉴욕시의회 참여예산은 2011년 네 명의 시의원이 지역구 재량 자본예산 일부를 주민에게 맡기며 시작됐다. 올해는 시의회가 운영한 15번째 주기다. 참여 방식은 비교적 분명하다. 가을과 겨울에는 주민총회와 예산대표단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시 기관과 의원실이 사업 가능성을 검토해 투표 가능한 제안으로 다듬는다. 이후 주민이 온라인 또는 현장 투표소에서 직접 선택한다.
청소년과 이민자까지 포함한 참여 설계
주목할 대목은 참여 자격이다. 뉴욕시의회는 참여 지역구에 사는 11세 이상 주민에게 투표를 열었다. 투표는 온라인과 종이 투표로 병행됐고, 100곳이 넘는 현장 투표소가 운영됐다. 투표용지는 영어 외 11개 언어로도 제공됐다. 참여예산을 성인 유권자만의 절차가 아니라 청소년과 이민자까지 포함한 시민교육의 장으로 설계한 셈이다.
성과만큼 중요한 제도적 한계
뉴욕 모델이 모든 도시의 정답은 아니다. 지역구별 의원 주도 방식은 의원의 의지에 따라 참여 품질이 달라질 수 있고, 자본사업 중심 구조는 복지·돌봄·문화 프로그램 같은 운영예산 의제를 충분히 담지 못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일부 지역구는 비영리 서비스 사업을 시범적으로 넣었다는 점에서 제도는 계속 조정 중이다.
경기·인천에 남는 질문
그럼에도 이 사례가 경기·인천 지방자치에 던지는 질문은 선명하다. 주민참여예산은 주민이 제안서를 내고 행정이 심사하는 행사인가, 아니면 주민이 예산 일부의 우선순위를 실제로 결정하는 제도인가. 지방의회는 주민참여예산 결과가 본예산 심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공개적으로 추적하고 있는가. 청소년, 장애인, 이주민, 저소득층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언어·현장·디지털 접근성을 설계하고 있는가.
경기·인천의 지방의회가 이 모델에서 바로 가져올 수 있는 최소 단위는 거창하지 않다. 각 의원 지역구별 소규모 생활SOC 예산 일부를 주민투표에 붙이고, 제안부터 검토·탈락 사유·당선·집행 상황까지 한 화면에서 공개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참여예산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주민에게 실제 결정권과 사후 확인권을 주는 구조다.
자료: 뉴욕시의회 / 원문: FY2027 참여예산 결과 발표, 뉴욕시의회 참여예산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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