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참여예산은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파리시는 당선사업을 공개데이터로 모아 사업명, 예산, 담당 부서, 지역, 진행 단계, 착수·공사·개장 관련 날짜를 시민이 다시 확인할 수 있게 열어두고 있다. 경기·인천의 주민참여예산도 “무엇이 뽑혔나”를 넘어 “그 뒤 어떻게 집행됐나”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당선 결과가 데이터로 남는다
파리 데이터 포털의 bp_projets_gagnants 데이터셋은 참여예산 당선사업을 계획 단계부터 실현 단계까지 보여주는 표다. 2026년 9월 9일 확인한 API 기준 레코드는 1,446건이며, 연도별로 2014년 9건에서 2025년 104건까지 누적돼 있다. 데이터셋 설명은 파리 참여예산을 7세 이상 거주자가 국적 조건 없이 공익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투표로 일부 투자사업을 고르는 제도로 소개한다.
2025년 사례도 숫자로 확인된다. 파리시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5년 9월 4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과 파리 전역 505개 투표함을 통해 162,395명이 투표했고, 261개 투표 대상 중 104개 사업이 당선됐다. 당선 목록은 보도자료로 끝나지 않고 데이터셋의 `edition`, `titre_projet_gagnant`, `budget_global_projet_gagnant`, `echelle_bp` 같은 항목으로 이어진다.
상태값이 집행을 추적한다
이 공개데이터의 핵심은 당선 이후의 상태값이다. API 집계 기준 완료를 뜻하는 FIN은 826건, 인도·개방 단계의 LIVRAISON은 220건, 연구 단계 ETUDES는 136건, 공사 단계 TRAVAUX는 92건이다. 절차 진행, 미착수, 포기 상태도 별도 값으로 남아 있다. 시민은 자신이 투표한 사업이 담당 부서에서 검토 중인지, 공사 중인지, 실제로 끝났는지 같은 질문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구조는 행정 내부 일정표를 시민 감시 자료로 바꾼다. 단순한 홍보 페이지라면 당선 소식과 완성 사진만 남기지만, 공개데이터는 지연과 미착수, 포기까지 같은 표 안에 남긴다. 지방의회가 예산 심사나 결산 때 활용한다면 참여예산 사업의 집행률과 지연 사유를 묻는 근거가 된다.
투명성에도 빈칸은 남는다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가 열린다고 모든 시민이 바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상태값은 프랑스어 행정 코드에 가깝고, 사업별 지연 사유나 주민에게 다시 설명한 과정은 별도 문맥을 더 찾아야 한다. 일부 날짜 항목이 비어 있거나, 같은 사업의 예산·단계 해석이 데이터 설명 없이는 쉽지 않은 점도 한계다.
그래도 중요한 차이는 남는다. 파리는 참여예산을 “선정 행사”가 아니라 “선정 뒤 공개 추적”의 대상으로 만든다. 특히 포기 상태가 데이터 안에 포함된다는 점은 주민참여예산의 신뢰를 지키는 최소 장치다. 실패하거나 늦어진 사업을 숨기지 않아야 다음 투표의 판단도 가능해진다.
경기·인천이 물어야 할 질문
경기·인천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이 모델에서 바로 가져올 질문은 분명하다. 주민참여예산 홈페이지는 당선사업 이름만 올리는가, 아니면 사업 ID, 담당 부서, 예산액, 진행 단계, 착수일, 준공 예정일, 포기 사유를 내려받을 수 있는 데이터로 제공하는가. 의회는 주민이 고른 사업이 예산안과 결산서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따로 점검하는가.
참여예산의 핵심은 투표율보다 책임성이다. 파리 모델이 곧 정답은 아니지만, 최소한 당선 이후의 행정 과정을 공개 표로 남긴다는 점은 지역에서도 바로 따져볼 수 있다. 경기·인천의 주민참여예산이 행사로 끝나지 않으려면 “뽑힌 사업”보다 “끝까지 공개된 사업”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확인한 공식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