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일산대교와 제3경인고속화도로, 서수원~의왕고속화도로의 2026년 통행료를 동결했다. 이용자는 당장 인상을 피했지만 비용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실시협약에 따라 요금을 올리지 않아 생긴 수입감소분을 도가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의회 회의록에 제시된 올해 미인상 재정지원 추정액은 102억원이다. 동결 시한인 2027년 3월 뒤에는 요금 인상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동결은 내년 3월까지다
도는 9월 14일 세 민자도로의 통행료를 2027년 3월까지 묶는다고 발표했다. 앞서 9일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제출된 안은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제3경인과 서수원~의왕 일부 차종의 요금을 50~200원 올리는 내용이었다. 일산대교는 별도의 무료화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동결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의회가 도로 간 형평성과 생활비 부담을 지적한 뒤 도는 세 곳 모두 동결로 방향을 바꿨다.
이번 결정은 영구 동결이 아니라 유예다. 도는 물가 반영, 수익자 부담 원칙, 재정 부담을 이유로 2027년 상반기 인상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자에게는 약 반년의 부담 완화지만, 행정에는 그 기간 도비로 메울 금액과 이후 요금 기준을 설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당초 안은 도의회 의견을 거쳐 10월 1일부터 새 요금을 적용하는 일정이었다. 최종 동결로 올해 인상 절차는 멈췄지만 2027년 상반기 검토의 판단 시점과 의견수렴 방식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수십 년짜리 운영계약의 요금을 반년 단위 발표로만 다루면 이용자도 사업자도 다음 비용을 예측하기 어렵다.
102억원은 사라지지 않는다
9일 회의에서 경기도 건설국장이 확인한 2026년 미인상 재정지원 추정액은 102억원이다. 이 가운데 일산대교 몫이 76억원으로 약 75%를 차지한다. 2019년 이후 세 도로에 누적된 미인상 재정지원금은 501억원, 일산대교 지원액은 244억원으로 제시됐다. 통행료를 동결하면 운전자의 직접 부담은 줄지만 협약상 수입감소분이 도 재정으로 옮겨가는 구조다.
다만 102억원은 올해 재정지원 추정치다. 실제 지급액과 도로별 산정식, 교통량 변화에 따른 정산 결과는 별도로 공개돼야 한다. 회의록에서 건설국장은 연 200억원을 전제로 2038년까지 도비 약 2,400억원이라고 정정했고 도의회 보도자료도 같은 수치를 썼다. 다만 국비와 시군 분담이 확정되지 않아 실제 도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동결이 무료’라는 인상을 피하고, 이용자 부담과 일반 재정 부담을 같은 표에서 비교하는 일이다.
도의회 수석전문위원은 민자도로가 민간 투자비를 장기간 통행료로 회수하는 구조이고,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으면 사업자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동결로 생기는 수입감소분을 도가 부담하면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고 짚었다. 즉 인상과 동결 어느 쪽도 비용이 0인 선택은 아니다.
길이와 계약 조건도 다르다
경기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세 도로의 총연장은 29.18㎞, 총사업비는 기준연도 불변가로 1조1,290억원이다. 일산대교는 1.84㎞·1,784억원으로 2008년 개통해 2038년까지 운영된다. 제3경인은 14.27㎞·6,875억원으로 2010~2040년, 서수원~의왕은 13.07㎞·2,631억원으로 2013~2042년이 운영기간이다.
요금 결정 문구도 같지 않다. 도의회가 확인한 실시협약상 2002년 일산대교와 2004년 제3경인은 사업자가 소비자물가 변동 범위에서 사용료를 정해 신고하는 구조다. 2008년 서수원~의왕 협약은 도와 협의해 최종 사용료를 정하도록 했다. 건설국은 뒤의 협약이 앞선 계약의 미비점을 보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20년 안팎 된 협약을 그대로 둘지, 공공 부담과 사업자 수입을 함께 검증할 재협상 기준을 만들지가 요금 논쟁의 뿌리다.
도로마다 우회 부담이 다르다
집행부는 일산대교의 대체도로 여건이 다른 두 도로보다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일산대교를 피해 김포대교로 가면 약 20㎞와 30분이 더 들지만, 제3경인과 서수원~의왕에는 무료 우회도로가 있어 추가 시간은 약 9~12분이라는 것이다. 반면 도의회는 제3경인과 서수원~의왕 두 도로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통행수요를 확보했다며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일산대교에는 2026년 1월 1일부터 전 차종 통행료를 절반으로 내린 별도 지원 정책도 적용되고 있다. 승용차 기준 요금은 1,200원에서 600원으로 낮아졌다. 도는 고양·김포·파주시와 재정분담을 협의해 2027년 하반기 출퇴근 시간대 완전 무료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회의에서 밝혔다. 아직 협약 체결 전인 계획과 현재의 세 도로 동결을 한 정책처럼 섞어 설명해서는 안 된다. 세 민자도로 운영사의 이번 동결 결정에 대한 별도 공개 입장은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인상 전 공개할 계산서가 있다
2027년 상반기 재검토 전에 최소 네 가지가 공개돼야 한다. 첫째, 도로별 미인상 재정지원 산식과 실제 정산액이다. 둘째, 차종·시간대별 통행량과 무료 우회도로 이용에 드는 시간·거리다. 셋째, 일산대교 50% 지원과 향후 출퇴근 무료화에 필요한 도·시군 분담액이다. 넷째, 협약 변경이나 운영기간 조정 등 요금 인상 외 대안의 검토 결과다.
동결은 고물가 시기 이용자의 부담을 늦추는 선택이다. 그러나 세금으로 보전할 비용과 도로별로 다른 지원 원칙이 보이지 않으면 내년 봄 같은 논쟁이 반복된다. 요금을 올릴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누가 얼마나 이용하고, 누가 얼마를 부담하며, 계약을 바꿀 여지가 있는지를 공개하는 것이 먼저다.
확인한 공식 원문
- 경기도, 민자도로 3곳 통행료 동결 발표(2026-09-14)
- 경기도의회 제393회 건설교통위원회 회의록(2026-09-09)
- 경기도의회, 민자도로 형평성·재정부담 점검(2026-09-10)
- 경기도의회, 통행료 동결 후속 입장(2026-09-15)
- 경기도, 민자도로 3곳 운영 현황
- 경기도, 일산대교 통행료 50% 인하 시행(2026-01-01)
- 국토교통부, 민자도로 BTO 사업 구조 설명
경인블루저널 박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