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참여예산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파리의 참여예산은 시민 의견을 듣는 설문이 아니라 도시 투자 일부를 실제로 고르는 제도다. 파리시는 참여예산을 통해 시 투자예산의 일부를 시민과 함께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2025년 투표에서는 주민 16만2395명이 261개 제안 가운데 104개 당선 사업을 골랐고, 그 결과는 단순 발표로 끝나지 않고 공개 데이터로 집행 단계까지 추적된다.

도시 투자 일부를 시민이 고른다

파리시 공식 안내에 따르면 참여예산은 2014년 시작됐고, 파리의 내일을 시민이 직접 구상하고 만드는 도구로 운영된다. 시는 10년 동안 2만1000건이 넘는 아이디어를 접수해 1345개 당선 프로젝트로 연결했고, 누적 투자 규모는 7억6800만 유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억6300만 유로가 우선지원 지역에 배정됐다는 점은 참여예산을 단순 상징 사업이 아니라 지역 격차를 조정하는 투자 장치로 보게 한다.

7세부터 온라인과 현장에서 투표한다

2025년 투표는 9월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다. 파리시는 7세 이상이면 국적 조건 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열어 두고, 온라인 플랫폼과 시내 505개 투표함을 함께 운영했다. 절차도 비교적 분명하다. 시민이 아이디어를 내면 시가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투표에 오른 안건을 주민이 고른 뒤 당선 사업을 행정이 실행한다. 참여 문턱을 낮추면서도 최종 선택권은 주민에게 남겨 둔 구조다.

성과 공개와 집행 지연이 함께 보인다

파리의 강점은 결과를 한 번 발표하고 끝내지 않는 데 있다. 파리 데이터 포털은 당선 사업별로 비착수, 연구, 절차, 공사, 인도, 완료, 중단 같은 진행 상태를 공개한다. 덕분에 시민은 무엇이 실제로 움직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목록은 다른 한계도 드러낸다. 당선 자체가 곧 완공을 뜻하지 않고, 검토와 절차, 공사가 길어질수록 체감 성과가 늦어질 수 있다. 16만 명이 넘는 참여가 있었어도 누가 계속 추적하고 점검하느냐에 따라 제도의 신뢰는 달라진다.

경기 인천에 남는 적용 질문

경기·인천의 주민참여예산은 아직도 공모와 심의 결과 공지에서 멈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파리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7세 이상 청소년이나 이주민까지 참여 대상을 넓힐 수 있는가. 당선 사업을 부서별 집행표와 공개 데이터로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가. 지방의회는 주민이 고른 사업의 지연 사유와 예산 변경 내역을 공개적으로 점검하고 있는가. 참여예산이 행사인지 결정권인지 가르는 기준은 투표보다 그 이후의 공개에 더 가깝다.

공식 원문 링크
https://www.paris.fr/budget-participatif
https://www.paris.fr/pages/budget-participatif-c-est-l-heure-de-voter-24049
https://www.paris.fr/pages/budget-participatif-2025-decouvrez-les-104-projets-laureats-de-la-11e-edition-32684
https://www.paris.fr/dossiers/10-ans-de-budget-participatif-178
https://opendata.paris.fr/explore/dataset/bp_projets_gagnants/

경인블루저널은 해외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운영 사례를 통해 경기·인천 지방자치가 참고할 수 있는 대안과 질문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