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OmaStadi 참여예산을 상징화한 보도용 이미지
헬싱키 OmaStadi 참여예산을 상징화한 보도용 이미지. 시민 제안과 투표, 도시 실행계획 수립 과정을 시각화했다.

헬싱키의 참여예산 OmaStadi는 주민 제안을 공모전으로 끝내지 않고, 투표와 공동 설계, 실행 공개까지 이어가는 도시 운영 모델이다.

제안에서 실행까지 이어지는 참여예산

핀란드 헬싱키시는 2026년 6월 11일 업데이트한 공식자료에서 최근 네 차례의 OmaStadi를 통해 주민들이 총 3,200만 유로 규모의 도시 개선사업을 제안하고 투표했다고 밝혔다. 4차 라운드 당선 제안까지 실행되면 헬싱키에서 주민 제안으로 현실화되는 사업은 모두 218개가 된다.

OmaStadi의 핵심은 절차의 길이에 있다. 주민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 전문가들은 사업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후 투표 가능한 제안으로 다듬어진 안건을 주민이 고른다. 당선 뒤에도 끝이 아니다. 주민과 시 직원이 다시 함께 실행계획을 조정하고, 사업별 웹페이지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1,000만 유로와 1,761개 제안

4차 라운드의 규모도 작지 않다. 헬싱키시는 이번 라운드 예산을 1,000만 유로로 높였다. 접수된 제안은 1,761개였고, 이 가운데 640개가 투표 단계에 올랐다. 2026년 3월 11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3만1천 명이 넘는 주민이 참여했다. 투표 자격은 헬싱키에 사는 13세 이상 주민에게 열렸고, 국적 요건은 두지 않았다.

참여 접근성도 주목할 만하다. 헬싱키시는 OmaStadi 정보를 여러 채널과 7개 언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투표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지역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도록 움직인다. 청소년에게는 학교와 청소년예산 등 다른 참여 경로도 함께 연결한다.

낮은 투표율과 행정 현실이라는 한계

물론 OmaStadi도 완벽한 제도는 아니다. 4차 라운드 투표율은 전체 참여 가능 주민의 5.1%였다.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는 사실과 별개로, 누가 참여하지 못했는지를 계속 물어야 한다. 또 너무 비싸거나 이미 추진 중이거나 시가 소유하지 않은 부지에 관한 제안은 걸러진다. 주민의 상상력이 행정의 현실 조건과 부딪히는 지점이 생기는 것이다.

경기·인천이 확인해야 할 공개 절차

그럼에도 이 모델은 경기·인천 지방정부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주민참여예산은 제안 접수와 심사 결과 발표로 끝나도 되는가. 탈락 사유, 중복 통합, 사업 가능성 검토, 당선 뒤 실행계획, 공사 지연 사유까지 공개하고 있는가. 청소년과 외국인 주민, 장애인, 고령층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언어·현장·디지털 접근성을 설계하고 있는가.

지방의회가 배울 점도 있다. 의회는 주민참여예산의 최종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행정이 어떤 제안을 왜 탈락시켰는지, 당선 사업을 예산안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집행 지연은 누가 설명하는지까지 감시해야 한다. 참여예산을 주민 이벤트로 둘 것인지, 예산 심사의 공개 자료로 만들 것인지가 지방의회의 몫이다.

헬싱키 사례의 교훈은 간단하다. 주민에게 예산 일부를 맡긴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절차를 끝까지 공개하는 일이다. 제안, 검토, 투표, 공동 설계, 실행, 지연 사유까지 보이는 구조가 있을 때 참여예산은 홍보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훈련장이 된다.

자료: 헬싱키시 / 원문: OmaStadi 공식 해설, OmaStadi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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