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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행정 책임자를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뒤이은 탄핵, 무기징역 선고로 이어진 헌정사 초유의 격변 이후, 풀뿌리 민주주의의 자정 능력을 가늠하는 역사적 분수령이다. 110만 인구의 용인특례시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국가 핵심 거점으로, 이곳 시의회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그 어느 지역보다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2026년 5월 6일 공식 확인된 더불어민주당의 용인시의원 당내경선 대진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110만 용인 시민의 정치적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했다.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지역 언론의 거듭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도덕적·정치적·법적 흠결을 안고 있는 두 명의 예비후보가 컷오프(공천 배제)의 문턱을 아무런 제재 없이 넘어 경선에 진출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단순한 행정적 착오가 아니다. 민주당 지역 공천 시스템이 권력의 사유화와 기회주의적 야합에 의해 구조적으로 파산했음을 알리는 치명적 경고음이다.


 ▶ 5월 6일 경선 대진표, 무엇을 드러냈나


확인된 대진표에 따르면 용인시 11개 선거구 중 단수 공천이 확정된 4개 선거구(나·마·바·자)를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에서는 2인에서 6인까지의 경선이 진행된다. 특히 차선거구는 6인 경선이 벌어질 만큼 공천 경쟁이 치열했다.


문제는 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가선거구의 박순형 예비후보와 아선거구의 장정순 예비후보가 컷오프 명단이 아닌 경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정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본격적인 경선 전 서류 심사, 도덕성 검증, 정체성 평가, 범죄 이력 조회 등을 통해 당의 강령에 위배되거나 선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후보를 사전 탈락시킨다. 그러나 이번 대진표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및 용인시 지역위원회의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후보자의 정체성과 윤리적 결함을 걸러낼 최소한의 객관적 여과 기능을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 박순형 후보의 4중 리스크: '내란 정권 공신'이 어떻게 민주당 후보가 됐나


가선거구의 박순형 예비후보는 현대 한국 정치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이고 위험한 '기회주의적 정체성 세탁'의 표본이다. 그의 공천은 단순히 개인 이력을 문제 삼는 차원을 넘어, 정당의 이념적 존립 근거를 뿌리째 흔드는 거대한 리스크를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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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리스크: 극단적 정체성 세탁


가장 치명적인 쟁점은 그의 정치적 궤적이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가치와 완전히 상극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불과 4년 전인 2022년 3월 제20대 대선 당시, 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용인갑 선거대책본부장'이라는 핵심 보직을 역임했다. 선대본부장은 단순한 외곽 지지자가 아니라 해당 지역 선거 조직을 총괄하는 야전 사령관 격이다. 당시 그는 정반대 진영에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맹렬히 저지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의 낙선 운동을 주도했다.


이어 2022년 4월 국민의힘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용인갑 당협 부위원장 등 보수 진영 핵심 당직을 두루 거쳤고,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용인시의원 나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해 붉은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컷오프를 당했고,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이우현 전 국회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버림받은 그는 약 3년의 정치적 공백기를 거친 뒤 2025년 9월, 2026년 지방선거를 불과 9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돌연 입당했다. 당에 대한 역사적 헌신, 진보적 이념에 대한 기여, 지역 당원들과의 연대 이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선거를 목전에 두고 당적만 세탁한 전형적인 '철새 정치'다.


문제의 핵심은 2026년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계엄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보수 정당이 궤멸적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는 데 있다. 과거 내란 정권의 탄생을 주도했던 윤석열 캠프 지역 수장이 이제 와서 자신을 진보 진영의 유력 후보로 둔갑시키는 현상은, 수년간 지역에서 헌신해 온 민주당 당원들에게 "어제는 윤석열 만세, 오늘은 민주당"을 강요하는 극악한 촌극이자 모독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제2리스크: 반도체 국가산단 한복판의 구조적 이해충돌


박 예비후보의 공천이 초래할 두 번째 위협은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근본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구조적 이해충돌' 문제다. 용인시 처인구 일대(이동·남사읍, 원삼면 등)는 현재 '삼성전자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및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국가적 경제 요충지다.


박 예비후보는 바로 이 대규모 국책 개발 사업 구역 내의 직접적인 토지 소유자이며, 강제 수용 대상자들의 사적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결성된 이익단체 '이동·남사 기업·소상공인 상생협의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지역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계획한 10만 평 규모의 이주자 산업단지를 30만 평으로 무려 3배 확대해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본인 및 관계자들의 보상 조건 확대를 주도해왔다. 상생협의회 창립총회를 본인이 운영하는 화산리 소재 '필랩 갤러리'에서 개최하는 등 이익집단을 사조직화하는 양상마저 보였다.


사적 이익집단의 수장이자 보상금 협상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시의회에 입성할 경우 발생하는 구조적 모순은 치명적이다. 기초의회 의원은 발언권, 행정사무감사권, 행정 자료 요구권, 조례 제정 및 예산 심의권을 보유한다. 박 예비후보가 시의원이 되면, 이 공적 권한을 무기 삼아 용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압박해 토지 보상 조건을 자신과 협의회 회원들에게 유리하게 조작할 위험성이 다분하다.


실제로 그는 2024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이원모 후보와 보상 대책 간담회를 주도하고, 국민의힘 소속 이상일 용인시장에게도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정당 이념을 가리지 않고 '보상금 극대화를 위한 정치의 수단화' 행보를 보여왔다.


제3리스크: 폭력 전과와 부패 측근 이력


지역 언론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박 예비후보는 과거 주류판매업 운영 중 발생한 폭력 사건으로 벌금 100만 원의 형사처분을 받은 전과를 보유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의 전과 기록은 선거공보물을 통해 유권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필수 검증 사안임에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러한 폭력 전과가 컷오프를 강제하는 결격 사유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민주당 검증위원회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시사한다.


여기에 그가 수십 명의 지역 사업가와 정치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및 10억 원이 넘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7년의 중형을 확정받은 이우현 전 국회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다는 점은 큰 정치적 부담이다. 부패로 몰락한 보수 정치인의 수족 역할을 했던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그 부패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를 용인시 민주당으로 끌어들이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제4리스크: '갤러리 커넥션'과 밀실 사천(私薦) 의혹


이토록 치명적 결격 사유가 넘쳐나는 후보가 민주당 입당 9개월 만에 컷오프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른바 '갤러리 커넥션'으로 불리는 불투명한 인맥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이 지역 정가를 휩쓸고 있다.


내부 제보에 따르면, 박 예비후보가 민주당 지역위원회 '영입 1호'로 부상하고 경선을 통과한 결정적 계기가 현 용인갑 지역위원장 이상식 국회의원의 배우자와의 사적 인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 예비후보는 이동읍 화산리 소재 '필랩 갤러리'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상식 의원의 배우자 역시 과거 갤러리를 운영했던 미술계 종사 경력이 있다. 미술업계를 매개로 형성된 사적 친분이 정치적 영입이라는 공적 의사결정으로 직결됐다는 이른바 '사천(私薦)' 의혹이다.


이상식 의원실 측은 정정 보도를 통해 "배우자가 2021년~2022년경부터 갤러리 운영을 중단했으며, 도당 차원의 공식적 인재 영입 절차가 진행된 바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에 대한 헌신이나 공적 기여가 전무한 보수 진영 출신 외부 인사가 갑작스럽게 유력 예비후보로 부상해 검증망을 빠져나간 정황은, 투명한 시스템 공천이 아닌 현역 의원과 주변 인맥의 막후 영향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당원들의 합리적 의구심을 잠재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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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정순 후보: '디올 배달책'에서 시민 대표 후보로?


박순형 후보의 생존 사례가 외부로부터 이식된 기회주의를 보여준다면, 아선거구 장정순 예비후보의 생존 사례는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의회 내부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이 자정 능력을 상실한 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산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비극적이고 참담한 증거다.


디올 선물 스캔들의 본질


장정순 예비후보는 2024년 6월 실시된 제9대 용인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디올(Dior) 선물 스캔들'의 핵심 가담자다. 지방의회 권력 암투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의 환심과 표를 매수하기 위해 고가 해외 명품 브랜드 잡화류를 뇌물로 살포한, 전근대적이고 타락한 구태 정치의 전형이다.


경찰의 압수수색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명품 뇌물 공여의 전체적인 그림을 기획하고 물건을 직접 준비한 것은 같은 당 소속 남홍숙 의원이었으나, 이를 건네받아 동료 의원들에게 직접 배달하며 표를 구걸한 '실행책(행동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바로 장정순 의원이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자 대의 제도의 근간인 선거 과정을 자본과 뇌물로 타락시킨 중대한 범죄 행위이며, 110만 용인특례시 시민의 자존심을 시궁창에 처박은 수치스러운 사건이다.


기소유예 처분의 정치적 오독


검찰은 남홍숙 의원을 뇌물공여 혐의로 약식기소하고 정식 재판 절차가 진행된 반면, 뇌물 전달책이었던 장정순 의원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장 의원 측과 일부 의회 내 비호 세력은 이 기소유예 처분을 마치 '무죄'나 사법적 '면죄부'인 것처럼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상 기소유예란 피의자의 범죄 혐의, 즉 범행 가담 사실 자체가 수사기관의 객관적 조사를 통해 명백히 입증됐음을 전제로 하는 처분이다. 다만 피의자의 범행 동기, 가담 정도(주범이 아닌 종속적 실행책이라는 점 등) 등을 검사가 종합적으로 재량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만 않았을 뿐이다. 즉, 장정순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명품 뇌물을 전달해 매표 행위에 가담한 범죄적 행위 그 자체는 법적으로 명백히 확인된 팩트다.


그럼에도 용인시의회는 무려 1년 4개월(16개월) 동안이나 "별도의 의원 행동강령 위반 등 공식적인 신고가 없었다"는 황당한 직무유기적 변명으로 윤리특별위원회를 가동하지 않았다. 결국 시민단체 '용인블루'가 박은선 윤리특위원장을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직후에야 의회는 마지못해 징계 시계를 돌리는 추태를 보였다.


최종적으로 의회 윤리특위는 장 의원에게 '출석정지 30일'과 '공개사과'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다. 이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권고안보다도 낮은 수위로, 주범인 남홍숙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제명'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아주기 위해 의회 내부에서 징계 수위를 일괄적으로 하향 조율한 '제 식구 감싸기'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초래했다.


세금으로 즐긴 '유급휴가' 사태


유권자들을 가장 분노하게 만든 폭발적인 지점은 징계 기간 동안 지급된 '월정수당' 문제다. 대한민국 지방자치법령과 조례의 허술한 맹점을 악용해, 장정순 의원은 30일간 의회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에 출석하지 못하고 어떠한 공적 의정 활동도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시의원 핵심 급여인 '월정수당'을 단 한 푼의 삭감이나 반납 없이 전액 수령했다.


뇌물 배달이라는 중대 비위로 징계를 받았음에도 오히려 수백만 원의 세금을 챙기며 한 달간 안락한 '유급휴가'를 즐긴 셈이다. 분노한 시민사회는 부당하게 지급된 수당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행정심판까지 제기하고, 의회 앞에서 솜방망이 징계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섰다.


 ▶ 사무국장 해촉당한 인물, 어떻게 시의원 후보가 됐나


장정순 예비후보가 컷오프를 당하지 않고 아선거구 경선 명단에 살아남은 결과가 더욱 기형적이고 파괴적인 이유는, 이것이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 지역위원회 스스로의 과거 정치적 결정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극단적 자기모순이기 때문이다.


2024년 6월 디올 선물 스캔들이 터지자마자,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한 용인시병 지역위원회는 즉각 장정순 의원을 당원 조직 실무와 선거 관리를 총괄하는 핵심 요직 '사무국장' 직에서 전격 해촉했다. 즉, 당 스스로 장 의원의 뇌물 전달 행위를 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일종의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다.


그런데 선거 실무를 맡는 당의 일개 사무국장 자리에서조차 도덕성 문제로 쫓겨난 인물이, 불과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110만 특례시민 전체를 대변하고 막대한 예산을 심의해야 하는 시의원 예비후보로 다시 얼굴을 들이밀었고, 당의 공천 검증 시스템을 아무런 제재 없이 무사히 통과했다. 사무국장 자격조차 박탈했던 당이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격은 승인해 준다는 이 궤변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완전히 고장 났거나 특정한 외부적 압력에 의해 무력화됐음을 입증한다.


 ▶ 시스템 붕괴의 구조적 원인


이번 사태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지역위원회의 사당화, 윤리 시스템의 마비, 진영 논리에 갇힌 정치 카르텔이라는 구조적 병폐가 임계점에 달해 폭발한 결과물이다.


하향식 공천 권력의 사유화


대한민국 기초의원 공천 과정에서 지역위원장(통상 해당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이 행사하는 절대적이고 제왕적인 하향식 지배 구조가 이번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박순형 후보의 4중 리스크가 공적 기록과 언론 보도를 통해 낱낱이 제보됐음에도 '갤러리 커넥션'이라는 사적 인맥의 비호 속에서 경선 기회를 부여받았고, 장정순 후보 역시 뇌물 전달을 입증하는 수사기관의 명백한 처분 기록과 의회 징계 이력, 자당 당직 해촉 기록이 존재함에도 컷오프를 당하지 않았다.


이는 중앙당 및 도당 산하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후보자의 자질, 도덕성, 당의 윤리 규범을 객관적 데이터로 평가하는 본연의 '스크리닝' 기능을 철저히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지역위원장의 정무적 판단, 특정 계파의 제 식구 감싸기, 사적 인맥에 기반한 정치적 거래가 시스템적 검증을 완전히 대체해버린 것이다.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 "검증위원회가 이 사실을 알고도 경선 기회를 준다면, 민주당의 검증 시스템이 국민의힘보다 못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절망적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윤리특위의 기능 상실과 의회 카르텔화


용인시의회는 이미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다. 징계의 잣대 역시 철저히 '제 식구 감싸기'식 선택적 윤리에 머물러 있다. 이창식 전 부의장이 동료 여성 의원에게 부적절한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합의금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중대 사건에 대해서도 윤리특위는 제명이 아닌 '출석정지 30일'이라는 경징계로 면죄부를 주었고, 장정순 의원의 명품 뇌물 사건 역시 동일한 30일 출석정지로 덮어버렸다.


시민들은 의원들에게 긴급히 연락할 방법조차 없다. 제8대 의회와 달리 제9대 용인시의회는 상당수 의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홈페이지에서 비공개로 전환해, 담당자를 거치지 않고는 시민과의 직접 소통을 단절하는 후진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수원, 고양, 화성 등 타 특례시의회가 접근성을 높이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 '내로남불' 부메랑이 가져올 진보 진영의 치명상


2026년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내란 계엄 탄핵 이후 진보 진영이 국정 운영의 확실한 대안 세력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묻는 중대한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은 부패하고 반민주적인 보수 진영을 청산하겠다는 시대적 명분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의 지역 선봉장 출신으로 사적 보상금 극대화를 노리는 투기적 자본의 대변자(박순형)나, 의회 내부에서 명품 뇌물을 배달해 민주주의를 매수한 징계 전력자(장정순)에게 당의 공천장을 쥐여준다면, 민주당은 보수 진영의 적폐를 비판할 도덕적 명분과 권위를 일거에 상실하게 된다.


"내란 정권을 심판하겠다면서 정작 그 정권의 핵심 지역 책임자에게 공천을 주고, 부패를 청산하겠다면서 명품 뇌물 배달꾼을 공천하는 정당"이라는 조롱 섞인 공격 프레임은 단순히 용인시를 넘어 경기도 및 수도권 전체 판세에 거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도덕성에 민감한 중도층의 대거 이탈과 실망한 진보 지지층의 투표 포기를 야기해, 선거 전체를 패배의 수렁으로 밀어 넣는 치명적 자해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 결론: 중앙당의 비상 개입이 절실하다


2026년 5월 6일자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의원 당내경선 결과표는 거대 정당의 공천 심사 시스템이 특정 이해관계와 권력 지형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하게 오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선례다.


용인시 가선거구의 박순형 예비후보는 4년 전 내란 계엄으로 역사적 단죄를 받은 윤석열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이었으며, 수백조 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국가산단 한복판에서 이주자 산단을 3배로 늘려달라며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구조적 이해충돌의 당사자이자, 폭력 전과를 안고 있는 부적격자다. 용인시 아선거구의 장정순 예비후보는 의장단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성소에서 명품 뇌물을 직접 배달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징계 중에도 시민 혈세를 유급휴가비처럼 챙겼으며, 소속 당에서조차 쫓겨났던 윤리적 파산자다.


이러한 치명적 결격 사유를 지닌 자들이 경선 컷오프 칼날을 피해 살아남은 사실 자체가, 용인특례시 기초의회 수준을 추락시키고 110만 시민의 자존심을 유린하는 모욕적 처사다. 깨끗한 정치와 서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당헌과 쇄신 약속은 이들의 생존 앞에서 철저히 조롱당했다.


해법은 하나뿐이다. 디올 선물 스캔들 주범인 남홍숙 의원의 뒤늦은 불출마 선언으로 꼬리를 자르고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 지역위원회의 불투명한 사천 논란과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직무유기로 발생한 이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비상하고 즉각적인 개입이 절실히 요구된다.


당 최고위원회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발표된 경선 결과와 무관하게 당헌·당규상 윤리 규범 위반 및 정체성 위배, 당의 명예 훼손 조항을 가장 엄격하게 소급 적용해, 박순형 및 장정순 후보에 대해 즉각적이고 예외 없는 공천 원천 무효화 및 강제 컷오프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명백한 부적격자들이 1차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통과해 경선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공천 심사 과정 전반에 대한 특별 당무 감사를 실시하고, 지역위원장의 과도한 공천 개입을 차단하는 구조적 쇄신안을 110만 용인 시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엄중한 역사의 심판장이 될 2026년 지방선거에서, 도덕성을 상실하고 부패와 야합에 눈감은 정당은 결코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암세포처럼 퍼진 부적격자들을 과감히 도려내는 고통스러운 결단이야말로, 공천 시스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며, 추락한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시민들은 선거라는 합법적 혁명을 통해 지방의회를 심판할 준비를 마쳤다. 빈사 상태에 빠진 용인시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려내기 위한 단호한 정치적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경인블루저널 박용환 기자 sanoramyun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