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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김재완님)

 

 

 

■ "대통령님, 부정부패로 얼룩진 용인시 바로 잡아 주세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중증 장애인이 전동 휠체어에 의지한 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용인시 기흥구에 거주하는 김재완(59) 씨는 지난 6일 청와대 인근에서 노란 현수막을 펼치고,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을 둘러싼 비리 의혹과 용인시의 조직적 정보 은폐를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김 씨의 현수막에는 "용인시 복지 카르텔 비호를 왜 하는가", "양지바른과 양지바른 복지관의 비리 주도자를 바로 처벌하라", "시신 은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 연간 64억 보조금, 170억 세입 — 거대 복지법인의 실체


본지가 복지로 공시자료와 경기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사회 회의록(2026.3.18. 제1차 임시 이사회)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은 용인시를 비롯한 경기도 일대에서 5개 산하시설을 운영하며, 2025년 한 해 동안 약 64억 원의 순수 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활동지원 바우처 수입 등 공적 서비스 대가까지 포함하면 공적 자금 규모는 약 94억 원으로, 법인 전체 세입은 약 170억 원에 달한다. 시설별 보조금 내역(2025년 결산 기준)은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 약 41.7억 원(순수 보조금), 장애인거주시설 양지바른 약 20.8억 원, 부천상동종합사회복지관 약 20.6억 원, 양지바른보호작업장 약 6.7억 원, 부천옥길어린이집 약 4.1억 원이다. 이 외에 기흥장애인복지관의 장애인활동지원 바우처 수입 약 30억 원을 포함하면, 법인이 수령하는 공적 자금 총액은 약 94억 원에 이른다. 2026년에는 거주시설의 보조금이 약 23.9억 원(1차 추경 기준)으로 증액되었고, 기흥장애인복지관은 추경 기준 약 102.6억 원의 세입이 편성되는 등 법인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 "확인했다"던 문서를 "없다"고 번복한 용인시


김재완 씨가 1인 시위에 나선 직접적 계기는 용인시(시장 이상일)의 정보공개 거부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용인시 사회복지국장실에서 문명순 국장, 권규호 장애인복지과장과 면담을 갖고 양지바른 관련 소명요청서를 제출했다. 같은 해 11월 7일 용인시는 민원 회신을 통해 "오수환 외 2인의 임면에 대해 2013년부터 4회에 걸쳐 임면 보고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뒤인 12월 31일, 동일한 이사들의 임명 근거 및 절차에 관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서는 '정보 부존재'라고 답변했다. 김 씨는 "이미 존재를 확인했다고 공문으로 답변한 자료를 정보공개 청구 시에는 없다고 하는 것은 고의적 정보 은폐"라고 주장하며, 올해 3월 18일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 17만 평 토지 '헐값 임대' — 결산서에는 수익금 '0원'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은 영주시 소재 약 17만 평(약 56만㎡) 토지의 태양광 사업 임대 계약이다. 김 씨가 확보한 계약서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30년 장기 임대이며 13개월간 임대료 면제, 10년 단위 임대료 증액 등 법인에 극히 불리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본지가 확인한 2025년 결산서 어디에도 토지 임대 수익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거주시설 세입에 '임대수입' 항목 자체가 없고, 법인사무국 세입에도 임대 관련 수입이 잡혀 있지 않다. 17만 평 토지를 30년간 임대하면서 수익금이 결산서에 단 1원도 계상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용인시 역시 수익금 사용 내역에 대해 "법인에서 수익금을 사용하지 않아 관련 문서가 생산되지 않았다"며 '부존재' 처분을 내렸다.


■ '부존재'와 '비공개'의 동시 적용 — 모순되는 처분


시민단체 용인블루 대표이자 본지 발행인 박용환 씨 역시 동일한 법인에 대해 2건의 행정심판(사건번호 2025-1611, 2025-1615)을 청구한 바 있다. 용인시는 답변서에서 "허가가 이루어져"라고 스스로 기술하면서도 허가 문서는 '부존재'라고 처분하는 자가당착을 보였다. 또한 법인 측이 제출한 제3자 의견서(을제3호증)에서는 "이사회 회의록 및 임대차 계약서 등"이라고 명시하며 비공개를 요청했는데, 용인시는 같은 문서를 '부존재'로도 처분했다. 정보공개법상 '부존재'는 정보 자체가 없다는 뜻이고, '비공개'는 정보가 있되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같은 문서에 두 가지가 동시에 적용된 것은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


■ 상위기관 '10년·준영구' vs 용인시 '5년' — 보존연한 괴리


용인시가 '부존재'의 근거로 드는 것 중 하나는 보존연한 경과에 따른 기록물 폐기다. 그러나 「2024년 경기도 기록관리기준표」에 따르면 '비영리법인 지도감독'의 보존기간은 10년, '비영리법인 단체관리(설립허가, 정관변경 등)'의 보존기간은 준영구로 책정되어 있다. 용인시가 원용한 자체 기준표의 보존기간은 5년에 불과하다. 하위기관의 기준이 상위기관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50조는 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한 자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 반복되는 거부, 반복되는 인용 재결


용인시의 정보공개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용환 씨는 동일 피청구인을 상대로 다수의 행정심판에서 이미 인용(認容) 재결을 받았다(사건번호 2025-01529, 2025-01353, 2025-01216 등). 용인시는 해당 재결에 따라 지난 2월 19일 정보를 공개한 이력이 있음에도, 동일 법인에 대한 유사한 청구에 여전히 부존재·비공개 처분을 반복하고 있다.


■ 이사회 회의록이 보여주는 것들


본지가 확인한 2026년 3월 18일자 이사회 회의록에는 대표이사 오수환, 이사 김종경, 이사 정성기 등 6명의 이사가 참석해 서명·날인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들은 내부 제보와 종합보고서에서 2004년 관선이사로 파견된 이후 법인을 사유화한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등기부상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약 5년간 이사 지위에 공백이 있었음에도 실질적으로 법인을 경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동일 인물들이 법인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이사회에서는 2025년 결산과 2026년 추경예산이 "원안대로" 만장일치 의결되었으며, 영주시 토지 임대 수익이나 기본재산 관리에 대한 별도 논의는 회의록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혼자 싸우는 것이 두렵지만, 멈출 수 없다"


김재완 씨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중증 장애인으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행정심판 청구서에서 국선대리인 선임도 함께 신청했다. 김 씨는 "사회복지법인의 자산은 국민의 세금과 보조금으로 관리되는 공적 자산"이라며 "연간 64억 원의 보조금과 30억 원의 활동지원 바우처 등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법인의 운영 실태를 밝히는 것은 '경영상 비밀'보다 '사회복지 행정의 투명성'이라는 공익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참고] 법인 재정 규모 요약 (2025년 결산 기준) 

▶법인 전체 세입: 약 170억 원 

▶법인 전체 순수 보조금: 약 64억 원 

▶활동지원 바우처 포함 시: 약 94억 원(공적 자금 총액) 

▶거주시설(양지바른) 보조금: 약 21억 원 

▶기흥복지관 세입: 약 95억 원(보조금 41.7억+활동지원 30억+기타) 

▶2026 추경 총규모: 약 178억 원(법인사무국+5개 산하시설) 

▶출처: 양지바른 제1차 임시 이사회 회의록(2026.03.18), 복지로(bokjiro.go.kr) 시설공시 예산총괄표, 경기도 홈페이지 사회복지법인 회의록 공개 게시판

 

 

[사건 일지] 

▶1999~2003: 시설 내 시신 은폐 및 '유령 입소자' 보조금 수령 의혹 

▶2004: 관선이사 파견(오수환·김종경·정성기) 

▶2008~2013: 등기부상 이사 공백기, 실질 경영 지속 의혹 

▶2025.10.21: 김재완, 용인시 사회복지국장실 면담 

▶2025.10.30: 김재완, 소명요청서 제출 

▶2025.11.07: 용인시, 민원회신으로 임면 보고 사실 확인 

▶2025.11.19: 박용환, 정보공개 청구 2건 => 12.03: 용인시, 부존재/비공개 결정 통지 

▶2025.12.11: 박용환, 행정심판 청구 2건 

▶2025.12.31: 김재완에 대한 정보공개 부존재/비공개 결정 

▶2026.02.19: 유사 사건 인용 재결에 따른 정보공개 

▶2026.03.18: 김재완, 행정심판 청구 

▶2026.03.18: 양지바른 제1차 임시 이사회(2025 결산·2026 추경 의결) 

▶2026.04.06: 김재완, 청와대 앞 1인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