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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단체 행정의 투명성을 감시해야 할 '정보공개심의회'가 정작 자신들의 신분을 꽁꽁 숨겨왔던 관행에 철퇴가 내려졌다. 하지만 용인시는 행정심판위원회의 구속력 있는 결정마저 교묘하게 비틀며 '꼼수 공개'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2일, 기자가 용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청구' 행정심판에서 용인시의 비공개 처분이 위법·부당하다며 "위원의 소속(직장명 및 직위) 정보 중 외부위원의 직장명을 제외하고 공개하라"는 재결을 내렸다.


기자가 행정심판까지 불사하며 명단 공개를 요구한 이유는 명확하다. 심의위원이 누구인지, 어떤 직업과 직위를 가졌는지조차 모른다면 시민들은 '이해충돌' 여부를 감시할 수도, 기피 신청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행심위 역시 재결서를 통해 "내부위원의 경우,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에 해당하므로 성명과 직위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나아가 외부위원에 대해서도 "심의업무를 적합하게 수행할 전문성을 가졌는지 판단하기 위해 외부위원들의 직위(직업)는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직장명'만 가리라고 선을 그었다.

 

 

재결 무시한 용인시, 외부위원 직책은 끝까지 '숨기기'


그러나 취재 결과, 용인시가 이번 행심위 재결에 따라 24일(이메일 답변일 기준) 마지못해 내놓은 '용인시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명단'은 철저한 '반쪽짜리'였다.


명단에 따르면, 용인시는 당연직인 한상무 자치행정국장과 박영호 행정과장의 소속과 직책만 밝혔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감시 대상인 김춘희, 어미정, 홍정석, 김민규, 허웅 등 5명의 위촉직(외부위원)에 대해서는 '소속'과 '직책' 란을 하나로 묶어 여전히 '비공개'로 처리해 버렸다.


이는 외부위원의 구체적인 직장명만 가리고 '직위(직업)'는 공개하라는 행심위의 재결 취지를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다. 시민들은 여전히 이들 5명의 외부위원이 변호사인지, 교수인지, 특정 이익단체의 관계자인지 알 길이 없다.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심의하는 위원회가 스스로를 밀실에 가두고, 행정청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상급 기관의 결정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시민을 기만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의 소극적인 정보 공개 관행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여실히 보여준다. 용인시는 시민의 정당한 알권리 요구를 '행정 불편'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행심위 재결의 본래 취지에 맞게 위원들의 직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눈을 가린 채 진행되는 행정은 결코 신뢰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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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막연한 '업무 지장 우려'를 핑계로 시민의 눈을 가리려던 행정 관행에 타격을 준 의미 있는 사례다. 행정의 투명성은 관에서 스스로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의 끈질긴 감시와 요구를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재결 결과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