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는 지난해 5월 수지구 상현동 198-4번지 일원에서 '심곡서원 역사공원' 기공식을 열었다. 국비 35억 8000만 원, 도비 65억 원 등 총 165억 8000만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2365㎡ 규모의 녹지와 탐방로, 지하 1층·지상 2층의 교육관이 들어선다. 준공 시점은 올해 12월이다.

공원의 중심에 있는 심곡서원은 1605년(선조 38년) 조광조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1650년(효종 1년) 사액을 받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서원이다. 2015년에는 사적 제530호로 지정됐다. 용인이 자랑할 만한 역사문화 자원이다.
그러나 '심곡서원 역사공원'이라는 이름에는 한계가 있다. '심곡서원'이 무엇인지, 누구를 기리는 곳인지 이름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용인 시민 중에서도 심곡서원의 존재를 모르는 이가 적지 않다. 외지인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조광조'는 교과서에 나오는 이름이다. 조선 중종 때 현량과 실시, 소격서 폐지 등 파격적 개혁을 추진한 사림파의 영수. 기묘사화로 38세에 사약을 받았지만, 이후 영의정에 추증되고 문묘에 배향된 인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다.
바로 그 조광조의 묘소가 심곡서원 인근 상현동에 있다. 경기도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문정공 조광조 묘 및 신도비'다. 서원과 묘소가 함께 있는 곳, 조광조의 삶과 죽음이 모두 깃든 땅이다. 이런 곳의 공원 이름이 건물명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있을까.

'조광조 기념공원'으로 이름을 바꾸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분명하다.
첫째, 이름 자체가 역사 교육이 된다. 교육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전에, 공원 이름이 먼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조광조가 누구야?"라는 질문이 학습의 시작이다.
둘째, 관광 인지도가 달라진다. 포털에서 '심곡서원'을 검색하는 사람과 '조광조'를 검색하는 사람의 수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조광조 기념공원'이라는 이름 하나가 검색 유입을 바꾸고, 방문객을 늘린다.
셋째, 용인의 역사 브랜드가 선명해진다. 용인에는 포은 정몽주의 묘역이 있고, 조광조의 묘소와 서원이 있다. 두 인물은 각각 고려와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다. 포은과 정암, 이 두 이름이 용인의 역사 정체성을 세우는 기둥이 될 수 있다.
'심곡서원'이라는 고유 명칭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서원 건물의 이름은 당연히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공원명만 바꾸자는 것이다. 준공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간판을 걸기 전이 이름을 바꿀 최적의 시점이다.
165억 원을 들여 만드는 공원이다. 이름값을 해야 한다.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기억하는 공원, '조광조 기념공원'이라는 이름이 상현동 언덕 위에 걸리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