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광교 청사 전경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광교 청사 전경. 2023년 5월 16일자 공식 자료사진이다. 사진=경기도청·경기뉴스광장, 공공누리 제1유형(출처표시). 사진 원문


주민에게 예산 긴축의 이유를 설명하는 지방정부라면, 지방의원의 의정비 인상에도 같은 수준의 설명이 필요하다. 경기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 2027년 도의원 월정수당을 3.5% 올리는 지급기준을 결정했다. 재정 여건을 이유로 동결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허용된 인상률을 그대로 적용하는 관행을 멈추고, 주민이 납득할 근거부터 공개하는 일이다.

이 글은 2026년 10월 14일까지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의정비 인상에 대한 재검토와 동결을 제안하는 특집·논단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의 결정과 지방의회의 조례 결정, 인상 요구와 확정 금액을 구분해 살폈다.

경기도 월정수당 3.5%, 총액은 2.41%

경기도가 10월 8일 공개한 회의 결과와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9월 29일 회의에서 2027년 월정수당을 연 5,475만 6,85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5,290만 5,170원보다 185만 1,680원 늘어나는 금액이다. 의정활동비는 연 2,400만 원, 월 200만 원을 유지한다.

심의회 결정액을 그대로 조례에 반영하면, 두 항목을 더한 연간 의정비는 올해 7,690만 5,170원에서 내년 7,875만 6,850원이 된다. 월평균으로는 약 656만 3,071원이다. 월정수당 인상률은 3.5%지만, 전체 의정비 증가율은 약 2.41%다. 일부 항목의 인상률을 전체 금액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회의록에는 재정 사정과 도민 눈높이를 고려해 2027년을 동결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인상에 찬성한 위원들은 의원의 활동 여건과 사기, 물가 및 공무원 보수와의 균형 등을 근거로 들었다. 최종 3.5% 인상안은 참석위원 9명 중 8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주민 의견 수렴을 하지 않는 안건은 별도로 만장일치 가결됐다.

2028~2030년에는 전년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의 100%를 월정수당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3년간 해마다 3.5%를 적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전년도의 인상률을 따르는 방식이다. [1]

용인 월정수당 인상, 참석위원 9명 만장일치

용인시가 9월 29일 공고한 의정비 결정금액과 회의록에서도 인상 결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9월 22일 회의에서 2027년 월정수당을 3.5% 올려 월 343만 9,470원으로 정했다. 재적위원 10명 중 9명이 참석했고, 참석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회의록에 제시된 올해 월정수당은 332만 3,160원이다. 의정활동비는 월 150만 원을 유지한다. 결정액을 그대로 조례에 반영하면, 두 항목의 합계는 월 493만 9,470원이다. 이를 12개월로 계산한 연간 의정비는 5,927만 3,640원이다. 의정활동비가 동결되더라도 월정수당 인상분만큼 총액은 늘어난다.

회의록에서 위원장은 3.5% 인상안을 의결한 뒤 주민 공청회나 여론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정리하고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2028~2030년 월정수당은 매년 직전 연도 월정수당에 직전 연도의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반영하기로 했다. 해마다 3.5%로 고정한 결정은 아니다.

심의 과정에서는 단순한 조례 발의 건수보다 조례의 내용과 질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다른 위원은 인구 증가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늘어나는 과제를 들어 의정활동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심의 과정의 의견이며, 의정활동의 성과나 향후 재정 여건이 별도로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용인 사례는 시 공고 제2026-2752호의 회의록과 결정금액표를 대조했다. 용인시민신문도 이 내용을 10월 7일 보도했다. 다만 이번 확인 범위는 심의위원회 결정이며, 최종 조례 개정과 인상액 지급까지 완료됐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용인시 공식 공고·회의록 관련 보도

연천은 3.5~10% 조사 기준, 최종액과 구분

연천군이 9월 17일 게시한 주민여론조사 실시 안내와 첨부자료에서도 인상 논의를 확인할 수 있다. 군의 9월 3일 제1차 의정비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르면 의정활동비는 월 150만 원, 연 1,800만 원으로 정했다. 월정수당은 3.5% 이상 10% 이내의 지급기준을 놓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군은 9월 18~28일 군에 주민등록을 둔 만 18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전문기관의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안내했다. 다만 이 공고는 조사 계획과 제1차 심의 결과다. 이를 최종 인상률 확정이나 조사 완료 결과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 확인한 공식 자료만으로는 최종 지급액을 확정해 제시할 수 없다. [2]

연천군의 재정 여건은 기준을 붙여 살펴야 한다. 군의 2026년 예산기준 재정공시에 따르면, 당초예산 기준 일반회계 재정자립도는 13.06%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일반회계 세입에서 자체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 하나로 의정비 수준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인상 심의에서 설명해야 할 재정능력의 한 요소다. 같은 기준의 도내 전체 비교 없이 최하위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3]

공식 안내에 제시된 조사 기준은 인상 범위다. 주민에게 동결이나 인하 의견을 어떻게 물었는지는 별도 설문지와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군은 조사 문항과 결과, 최종 결정에 반영한 이유를 함께 공개해 인상만이 가능한 선택이었는지 주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견 수렴 생략은 허용되지만 의무는 아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35조는 공청회나 객관적·공정한 여론조사를 통한 주민 의견 수렴과 결과 반영을 원칙으로 정한다. 다만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범위에서 월정수당을 올리는 경우에는 의견 수렴을 생략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6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은 3.5%다.

따라서 이 범위에서 의견 수렴을 생략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하거나 편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반드시 3.5%를 올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시행령 제33조는 주민 수와 재정능력, 공무원 보수인상률, 의정활동 실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한다. 생략할 수 있는 절차를 스스로 거쳐 주민을 설득하는 것 역시 가능한 선택이다.

심의위원회와 지방의회의 역할도 다르다. 해당 지방의원은 의정비심의위원이 될 수 없다. 심의위원회가 정한 금액 이내에서 실제 지급기준을 조례로 정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몫이다. 심의위원회의 인상 결정만으로 의원들이 조례까지 의결했다거나 인상액 지급이 시작됐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4] [5] [6]

활동비 상한 유지와 의정비 동결은 다르다

의정활동비는 의정자료 수집·연구와 보조활동 비용을 보전하는 항목이고, 월정수당은 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수당이다. 의정활동비만 그대로 두고 월정수당을 올렸다면 전체 의정비는 늘어난다.

의정활동비의 법정 월 상한은 2023년 12월 14일 시행령 개정으로 광역의원 150만 원에서 200만 원, 기초의원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높아졌다. 심의와 조례를 거쳐 정한 새 지급액은 부칙에 따라 2024년 1월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초의원 상한 증가율은 약 36.4%지만, 이는 상한의 변화다. 모든 의회가 같은 시기에 실제 지급액을 일률적으로 올렸다는 뜻은 아니다.

지방의회는 한 항목의 동결만 앞세우기보다 두 항목을 합친 연간 총액과 증가액을 함께 알려야 한다. 주민이 판단해야 할 대상은 항목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재정 부담이기 때문이다. [7]

긴축의 기준, 의회도 설명해야 한다

경기도는 8월 19일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사업비 등 5,465억 원을 줄여 필수 민생사업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기존 세출의 구조조정 규모이며, 추경 총규모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뜻은 아니다. 도는 당시 자료에서 도의원·의회사무처 국외여비 14억 원과 인건비 9억 원 등 의회 측 자체 삭감도 함께 설명했다. 의회가 아무런 비용 절감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정확하지 않다. [8]

10월 8일 도-시군 부단체장 회의에 관한 공식 자료 역시 구분해 읽어야 한다. 도는 2027년 시군 보조사업에 기준 보조율 30%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법령상 의무사업과 주요 정책은 별도 검토하고 재정이 취약한 시군에는 차등 보조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사업의 지원을 예외 없이 30% 이하로 제한한다는 설명과는 다르다. [9]

그렇더라도 사업별 지출과 보조율을 다시 따져야 할 정도의 재정 상황이라면, 의정비에도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공무원 보수인상률은 판단 자료의 하나다. 그것만으로 인상의 필요성과 주민 수용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비용 절감의 성과와 의정활동 실적, 인상에 따른 추가 부담을 같은 자료 안에서 제시해야 한다.

인상 추진을 멈추고 동결부터 검토하라

지방의원에게 적정한 보수를 지급해 의정활동에 전념할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거는 존중해야 한다. 무조건 낮은 의정비가 좋은 의회를 만든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적정 보수를 주장하는 쪽에도 지금 이 금액이 왜 필요한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 재정 여건과 성과에 관한 근거 없이 다른 의회의 지급액이나 공무원 인상률만을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기도와 도내 각 의회는 인상을 조례에 반영하기에 앞서 동결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심의위원회가 정한 금액을 반드시 전액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에게 올해와 내년의 항목별 금액, 의원 전체의 추가 비용, 심의 과정의 찬반 논거를 함께 공개하고 자발적인 의견 수렴을 거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이 글의 제안이다. 도민에게 긴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시기라면, 의정비 인상에도 그만큼 엄격한 설명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인상안을 서둘러 반영하기보다 동결과 재검토로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한다.


취재·검증 범위 2026년 10월 14일까지 공개된 공식 공고·회의록·법령·재정 설명자료와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경기도·용인시·연천군 사례의 공식 자료를 대조했으며, 도내 31개 시군의 전수조사 결과는 아니다. 현장 방문이나 관계자 직접 인터뷰는 수행하지 않았다. 공개 회의록의 인상 찬성 논거와 경기도의 재정 설명을 함께 반영했다. 용인시는 추가 확보한 공식 공고·회의록과 용인시민신문 보도를 구분해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