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는 참여예산을 “좋은 아이디어 공모전”에 머물게 하지 않고, 동네 주민이 제안한 사업을 구역 예산과 공개 절차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자그레브시의 Daj prijedlog za bolji kvart, 우리말로 옮기면 “더 나은 동네를 위한 제안” 프로젝트다.

네 개 구 시범사업에서 출발했다

Open Government Partnership(OGP)에 공개된 자그레브 실행계획은 이 제도가 2024년 4개 도시구 시범사업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당시 주민은 전용 디지털 플랫폼과 공개 포럼을 통해 252건을 제안했고, 16건이 재정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참여 시민은 593명으로 기록됐다. 성과는 분명하지만, OGP는 이 시범사업이 도시 전체의 23.5%에 그쳤다는 점도 함께 적었다.

제안·평가·투표가 한 절차다

자그레브시는 2025년에 참여 구역을 9개로 늘리고 83만 유로를 배정했다. 주민은 온라인 플랫폼이나 구역 사무소를 통해 한 건의 사업을 제안하고, 행정 평가를 거친 안건에 대해 거주 구역 기준으로 투표했다. 2026년 세 번째 주기에는 참여 구역이 11개로 늘었고, 확보 예산도 136만 유로로 커졌다. 2026년 절차는 7월 6일부터 8월 16일까지 제안을 받고, 10월 26일부터 11월 22일까지 투표한 뒤, 선정 사업을 12월에 발표하고 2027년에 집행하는 일정이다.

성과는 확대, 한계는 대표성이다

자그레브시는 앞선 주기에서 선정된 주민 제안 중 14건이 이미 실현됐고 15건은 준비 또는 시행 단계라고 밝혔다. OGP도 이 모델을 2025년 Open Gov Challenge Awards의 유럽 지역 및 재정 개방성 분야 사례로 소개했다. 다만 예산 규모가 도시 전체 재정에 견줘 제한적이고, 2026년에도 17개 도시구 전부가 아니라 11개 구역에서 운영된다는 한계가 있다. 참여자 수, 탈락 사유, 집행 지연 사유를 계속 공개해야 제도가 홍보성 참여로 축소되지 않는다.

경기·인천은 무엇을 공개할까

경기·인천 지자체의 주민참여예산도 제안 접수 건수만 보여주는 데서 멈출 수 없다. 어떤 제안이 부서 검토를 통과했는지, 주민투표 결과가 예산안 어느 항목으로 들어갔는지, 선정 뒤 집행률과 지연 사유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 동네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주민에게 권한을 나눈다면, 의회는 그 권한이 실제 예산서와 결산서에 반영됐는지 추적하는 감시 장치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공식 원문: 자그레브시 2026년 참여예산 공지, 자그레브시 2025년 참여예산 공지, OGP 자그레브 실행계획, OGP Open Gov Challenge Awa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