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인블루저널)


지난해 10월, 용인시는 서민 가계의 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을버스 요금을 200원(14.8%) 전격 인상했다. 당시 시는 “운송업체의 경영난 심화와 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용인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버스 업체의 적자를 메워주면서도, 정작 업체의 경영 상태를 검증할 수 있는 핵심 자료는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본지가 입수한 시민단체 용인블루의 <용인시 준공영제 버스 운영 및 요금 인상 결정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시의 버스 행정은 “재정 지원은 방만하고, 평가는 관대하며, 정보는 불투명한” 총체적 부실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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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억 혈세 받으면서 장부는 ‘1급 기밀’?


가장 큰 문제는 투명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시는 버스 업체의 운송수입금과 비용이 담긴 재무제표 및 결산보고서 일체를 비공개 처분했다. 시는 이를 ‘법인 등의 경영·영업상 비밀’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준공영제 하에서 시민의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받는 버스 업체는 사실상 ‘준공공기관’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보고서는 “경영난을 이유로 요금을 올렸으면서 그 증거인 ‘적자 장부’를 시민에게 숨기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손실은 세금으로 메우고(공공화), 이익은 사유화하겠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돈 많이 쓰면 돈 더 버는 ‘기형적 원가 구조’


세금 낭비를 부추기는 구조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분석 결과, 용인시가 적용하는 ‘표준운송원가’ 산정 방식은 비용이 증가할수록 업체의 이익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임원 인건비 등이 포함된 ‘일반관리비’는 인건비와 연료비 등의 5%로 책정되어 있어, 기름값이 오르면 아무 관련 없는 본사 운영비까지 자동으로 인상된다. 또한 업체가 가져가는 ‘성과이윤’은 운송비용 총액의 2.7%로 고정되어 있어, 비용을 절감하기보다 방만하게 운영할수록 더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있다.


실제로 용인시 최대 운송업체인 경남여객의 경우, 2023년 71억 7,800만 원이었던 준공영제 지원금이 2024년 87억 1,000만 원으로 1년 새 약 21% 급증했다. 마을버스 업체들 역시 1년 만에 지원금이 30~60% 이상 폭증하는 등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시민은 불만인데 평가는 ‘올 A’?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와 행정청의 평가 사이의 괴리도 심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용인시 버스 서비스 평가 결과, 전체 94개 노선 중 무려 89%에 달하는 84개 노선이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시민평가단의 조사 결과에서는 기사의 인사성 만족도가 50~60%대에 머무르는 등 서비스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변별력을 상실한 ‘점수 퍼주기’식 평가”라며 “업체에 성과이윤을 지급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무정차·불친절 민원 건수(Raw Data)는 공개하지 않고 가공된 점수만 공개한 점도 의구심을 키운다.



◆ 거수기로 전락한 위원회... “밀실 행정 멈춰야”


요금 인상을 심의하는 위원회의 운영 또한 부실했다. 공개된 회의록은 참석자 전원이 익명 처리되었으며, 수천억 원의 예산과 요금 인상을 다루면서도 치열한 토론 없이 “이의 없습니다”로 일관하는 등 위원회가 단순 ‘거수기’ 역할에 그쳤음이 드러났다.


이번 분석을 수행한 용인블루 측은 “용인시는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재무 상태는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재무제표 전면 공개 ▲표준운송원가 산정 근거(연료비, 임금협상서 등) 공개 ▲서비스 평가 원시 데이터 공개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시민의 지갑을 여는 요금 인상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깜깜이 행정’의 장막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