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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민의 컵은 뺏고, 400만 톤 탄소폭탄은 눈감나"... 용인시 '환경 역설'의 민낯
- LNG 발전소 1곳 탄소 배출량, 시민 110만 명이 1년 내내 컵 아껴도 못 막아
- 정부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검토" 충격 발언... '용인에너지공사' 설립으로 에너지 주권 찾아야
[경인블루저널=박용환 기자] 용인시청과 공공기관 로비에서는 매일 아침 '일회용품 없는 청사'를 만들기 위한 실랑이가 벌어진다. 시민들은 텀블러를 챙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죄인 취급을 받기 일쑤다. "환경을 위해서"라는 시의 명분은 언뜻 숭고해 보인다. 하지만 시청 밖으로 눈을 돌려 처인구 원삼면과 남사읍의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을 보면, 이 '친환경 행정'이 얼마나 기만적인 숫놀음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시민단체 '용인블루'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용인시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해 용인한 1.2GW급 LNG 열병합발전소 1기가 내뿜는 연간 온실가스는 약 400만 톤에 달한다. 반면, 용인시민 110만 명이 1년 365일 내내 종이컵을 단 한 개도 쓰지 않고 아낀다 한들, 그 저감량은 고작 4,400톤에 불과하다.
시민에게는 11g의 탄소를 줄이라고 강요하면서, 기업에게는 4,000,000,000,000g(400만 톤)의 탄소 배출권을 쥐어주는 꼴이다. LNG 발전소 하나가 시민 전체의 필사적인 노력을 900배나 비웃는 이 상황, 이것이 바로 용인시가 직면한 '환경 역설(Environmental Paradox)'이다.
◇ 해법은 '에너지 식민지' 탈피... '용인에너지공사(YECo)'가 답이다
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대안은 용인시가 에너지 '소비 도시'에서 '생산 도시'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시민단체 용인블루는 그 구체적인 해법으로 '용인에너지공사(YECo)' 설립을 제안했다.
용인에너지공사는 단순한 시설 관리 공단이 아니다.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시민 펀드'를 자본금으로 하여, 지역 내 공공부지와 주택, 공장에 흩어진 태양광과 배터리를 하나의 발전소처럼 연결하는 '가상발전소(VPP)'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독일 뮌헨의 슈타트베르케(SWM)나 일본 요코하마의 스마트시티 모델처럼, 시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이익을 배당받으며, 기업은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지역 내에서 조달하는 선순환 구조다.
특히 올해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용인시에 절호의 기회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받으면, 용인에너지공사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직접 재생에너지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타 지역의 풍력·태양광 발전소에 지분을 투자해 그 전력을 용인으로 가져오는 '가상 전력 수송'도 가능해진다.
◇ 컵 뺏기 행정 멈추고, 시스템을 바꿔라
용인시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시민에게 불편을 강요하며 '친환경 코스프레'를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에너지 시스템을 혁신해 반도체 산업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것인가.
이상일 용인시장과 시 의회에 촉구한다. 1.2GW LNG 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그리고 즉시 '용인에너지공사 설립'을 위한 조례 제정과 민관 합동 TF를 구성하라. 정부에 "전기를 달라"고 떼쓰는 대신, "우리가 직접 에너지를 관리하겠다"고 선언하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1호'를 신청하는 것이야말로, 김성환 장관의 '이전론'을 잠재우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사수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시민의 종이컵 1개를 탓하기 전에, 행정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경인블루저널은 시민들과 함께 그 변화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