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픽션입니다. 등장하는 인물, 지명, 기관명은 모두 허구이며, 실존 인물이나 단체와는 무관합니다. 본 작품은 지방자치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조명하기 위한 사회비판소설입니다.
제5회: 의장님, 우리 의장님
1
2025년 3월 둘째 주 목요일, 오후 두 시. 김도형은 송지구 서현동 상가건물 3층 영현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정리라기보다 분류에 가까웠다. A4 클리어파일 여섯 개에 들어 있는 문서들을 날짜순으로 배열하는 작업이었다. 등기부등본,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재산공개 내역서 사본,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회의록 일부, 영현시의회 본회의 속기록, 감사 질의 답변서.
박은지가 커피 두 잔을 들고 들어왔다.
"기자 몇 시에 온대요?"
"세 시."
"경인블루저널 정 기자?"
"응. 정재원 기자."
박은지가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 더미를 내려다보았다.
"이거 다 줄 거예요?"
"사본이야. 원본은 우리가 갖고 있고."
김도형이 클리어파일 첫 번째 장을 꺼내 들었다. 인터넷 등기소에서 출력한 토지대장이었다. 노란 형광펜으로 '문병도' '문상훈' '문상미' '문상철'이라는 이름에 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 옆에 빨간 펜으로 면적이 합산되어 있었다. 전체 부지 10,059.4제곱미터 중 문씨 일가 명의 토지 5,231제곱미터. 가등기 포함 시 약 7,042제곱미터.
"은지 씨, 이거 표로 정리한 거 있지?"
"네, 여기요."
박은지가 노트북을 열어 엑셀 파일을 띄웠다. 토지 소유 현황을 정리한 표였다. 필지번호, 지목, 면적, 소유자, 취득일자, 취득원인. '문병도' 명의의 필지들은 취득일자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반에 걸쳐 있었다. 취득원인은 대부분 '매매'였다. 당시 자연녹지 맹지의 땅값. 평당 몇만 원.
김도형이 두 번째 클리어파일을 열었다. 영현시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였다. 문상훈 의장의 2024년도 재산 신고 내역. 총 재산 약 40억 원. 부동산이 대부분이었다. 송지구 서현동 소재 토지 다수. 차량 7대. 그중 BMW 730Li는 비고란에 '상속'이라고 적혀 있었다.
"차가 일곱 대야, 일곱 대."
박은지가 혀를 찼다.
"시의원 보수가 월 얼마인데요."
"영현시의회 의원 월정수당이 약 500만 원. 의장은 좀 더 받겠지. 그래봐야."
김도형이 세 번째 파일을 꺼냈다. 이것이 가장 어렵게 구한 자료였다.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에서 두 차례 비공개 처분을 받았고, 행정심판을 거쳐 일부 공개된 것이었다. 검은 줄로 가려진 부분이 많았지만, 몇 가지 핵심 내용은 읽을 수 있었다.
제2023-47호 안건: 서현3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
출석위원: 9인 (정족수 충족)
의결: 찬성 8, 반대 0, 기권 1
특기사항: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인센티브 적용, 용적률 233.1% 확정
김도형이 그 부분에 손가락을 짚었다.
"반대가 0이야. 자연녹지를 2종 주거지역으로 4단계 종상향하는 안건이 반대 0, 기권 1로 통과했어. 그리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센티브까지 붙여서 용적률을 233%까지 올렸어."
"제로에너지 5등급이면 가장 낮은 등급이잖아요."
"그래. 사실상 기본 단열 수준만 맞추면 되는 거야. 그걸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은 거지."
박은지가 회의록의 검은 줄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 가려진 데가 위원 발언인 것 같은데, 누가 뭐라고 했는지 전혀 안 보이네요."
"의사결정 과정 보호라는 명목이야. 결정이 끝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김도형은 서류 더미 옆에 놓인 수첩을 펼쳤다. 거기에는 그가 지난 8개월간 조사한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문장이 있었다.
이건 한 사람의 비리가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다.
2
같은 시각, 문상훈은 BMW 730Li의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운전은 보좌관인 김 비서가 했다. 차는 남교서현 대림아파트 앞을 지나 서현3지구 공사 현장 옆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창밖으로 콘크리트 골조가 보였다. 지상 8층까지 올라온 상태였다. 타워크레인 두 대가 천천히 팔을 돌리고 있었고, 주황색 안전조끼를 입은 인부들이 거푸집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가림막 위로 파란 하늘이 길게 잘려 보였다.
문상훈은 그 풍경을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남긴 땅이었을 뿐이야.'
그 문장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재생되었다. 지난 3년간 수백 번은 되뇌었을 것이다. 아버지 문병도는 1980년대에 그 일대의 자연녹지를 사들였다. 당시에는 논밭과 야산이 전부였다. 맹지. 도로가 없어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땅. 아버지는 왜 그 땅을 샀을까. 아버지는 2015년에 세상을 떠났다. 물어볼 수 없었다.
상속은 법적으로 문제없이 이루어졌다. 상속세도 냈다. 세무사가 처리했다. 맹지의 공시지가는 낮았으니 상속세도 크지 않았다. 문상훈은 누나 상미와 동생 상철에게도 필지를 나누었다. 가족 간의 일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완충녹지 해제. 종상향. 지구단위계획 결정. 경기도시주택공사의 사업 시행. 하나하나의 행정 절차가 합법적으로 진행되었다. 문상훈은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도시건설위원회 소속도 아니었다. 형식적으로는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형식 뒤에는 형식이 담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다.
이해충돌방지법. 2022년 5월 시행.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하여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이를 신고하고, 필요시 회피 신청을 해야 한다. 문상훈은 서현3지구 관련 안건에 대해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한 적이 없었다. 회피 신청도 없었다.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사람이, 자기 가문 소유 토지의 개발과 관련된 행정 절차에서, 아무런 이해충돌 신고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행정 절차를 따랐을 뿐이야.'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추었다. 공사 현장이 바로 옆이었다. 8층까지 올라온 골조 사이로 철근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저것이 22층이 되면, 203세대가 되면, 분양가가 확정되면, 그 땅의 가치는 아버지가 살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간다. 맹지 시절 평당 몇만 원이던 땅이 이제 평당 수천만 원짜리 아파트 부지가 되는 것이다.
문상훈은 창문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보좌관 김 비서가 백미러로 뒷좌석을 슬쩍 보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청 가자."
"네, 의장님."
의장 임기가 7개월 남아 있었다. 5선 시의원. 영현시의회의 역사 그 자체라고 불리던 사람이었다. 이 도시에서 그의 이름 석 자를 모르는 공무원은 없었고, 그의 전화를 받지 않는 과장도 없었다. 그것이 권력이었다. 법조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그러나 모든 행정 절차의 이면에 작동하는 힘.
'아버지가 남긴 땅.' 문상훈은 다시 한 번 속으로 되뇌었다. 그 문장이 방패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점점 얇아지고 있었다.
3
오후 세 시, 경인블루저널 정재원 기자가 영현시민연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서른다섯쯤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 낡은 숄더백에서 녹음기와 수첩을 꺼내 놓았다.
"김 대표님, 전화로 말씀하신 건 서현3지구 관련이라고 하셨죠?"
"네. 정 기자님, 이 사안은 단순한 개발 비리가 아닙니다."
김도형이 여섯 개의 클리어파일을 테이블 위에 나란히 놓았다. 등기부등본.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재산공개 내역. 회의록 사본. 본회의 속기록. 감사 질의 답변서. 서류가 테이블을 가득 메웠다.
"이건 한 사람의 비리가 아닙니다.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정재원이 첫 번째 파일을 집어 들었다. 토지대장이었다. 노란 형광펜 줄이 눈에 들어왔다. 문병도. 문상훈. 문상미. 문상철.
"이 사람들이?"
"영현시의회 문상훈 의장 일가입니다. 서현3지구 부지 전체면적 10,059.4제곱미터 중 이 가문이 직접 소유한 면적이 52%. 가등기 포함 시 약 70%입니다."
정재원의 눈이 좁아졌다. 수첩에 빠르게 적었다.
"문 의장이 직접 관여한 증거가 있습니까?"
"직접 관여의 증거, 그것이 핵심입니다."
김도형이 세 번째 파일을 열었다.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회의록.
"이 회의록은 두 차례 정보공개 청구 비공개 처분, 행정심판을 거쳐 일부 공개된 겁니다. 보시다시피 위원 발언 부분은 대부분 마스킹되어 있어요. 하지만 의결 결과는 나와 있습니다. 찬성 8, 반대 0, 기권 1. 자연녹지를 2종 주거지역으로 4단계 종상향하는 안건이 반대 없이 통과했습니다."
"문 의장이 이 위원회에 참석했나요?"
"위원장 역임자입니다. 심의 당시에는 직함상 위원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위원 구성을 보면, 문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은지가 네 번째 파일을 꺼냈다.
"이게 더 중요한 부분인데요. 이해충돌방지법 관련입니다. 2022년 5월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 관련 사적 이해관계가 있을 때 신고하고 회피해야 합니다. 영현시의회 의장이 자기 가문 소유 토지의 개발 관련 행정 절차에서 단 한 번도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재원이 녹음기를 확인하며 물었다.
"회피 신청도 없었고요?"
"없었습니다."
"이 자료들, 사본 가져가도 됩니까?"
"그러라고 준비한 겁니다."
김도형이 클리어파일을 정재원 쪽으로 밀었다. 정재원이 파일을 하나씩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김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역 언론이 시의회 의장 건을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광고 압력이 들어올 수 있고요."
"압니다."
"그래도 다룹니다. 이건 다뤄야 합니다."
김도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재원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제목은 뭘로 할까 생각하고 계세요?"
김도형이 잠시 생각했다.
"기자님이 정하실 일이지만, 제가 하나 제안하자면. '의장님의 땅'."
4
그 주 금요일 저녁 일곱 시. 영현시 외곽의 한 갈비집. 룸 하나가 예약되어 있었다. 예약자 이름은 없고, 전화번호만 적혀 있었다. 방 안에는 다섯 명이 앉아 있었다.
문상훈 의장. 여당 소속 시의원 두 명. 야당 소속 시의원 두 명. 여야를 합쳐 다섯이었다.
숯불 위에 갈비가 지글거렸다. 소주병이 세 병째 비어 가고 있었다. 대화의 주제는 다음 달 정기회 안건이었지만, 진짜 의제는 따로 있었다.
"상훈이 형, 서현3지구 건 때문에 요즘 좀 시끄럽지?"
여당의 강모 의원이 고기를 뒤집으며 말했다. 문상훈이 소주잔을 내려놓았다.
"시끄럽긴 뭐가 시끄러워. 절차대로 한 건데."
"아니, 시민단체 쪽에서 뭐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
"김도형이 그 작자가. 뭘 안다고."
야당의 박모 의원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형, 그거 너무 신경 쓰지 마. 시민단체가 매번 그러잖아. 좀 시끄럽다가 조용해져."
문상훈이 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씹는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내가 오늘 모인 김에 하나만 확인하자. 서현3지구는 됐고, 다음 안건들. 도시건설위 회부 예정인 거 몇 개야?"
여당의 이모 의원이 수첩을 꺼냈다.
"세 건요. 동백지구 상업시설 용도변경 건, 남교 파크빌 주차장 증축 건, 그리고 기흥 물류센터 허가 건."
"동백지구 건은 누구 지역이야?"
"강 의원 지역구요."
문상훈이 강 의원을 보았다. 강 의원이 눈을 마주쳤다.
"형, 도와줘야지."
문상훈이 소주를 따르며 말했다.
"서현3지구는 내 것이니까 건드리지 마. 동백지구는 네가 알아서 해. 도시건설위에 우리 사람 넣어놨으니까."
야당의 박 의원이 잔을 들었다.
"에이, 형. 우리도 좀 챙겨줘야지. 기흥 물류센터 건은 내가 지역 업체랑 얘기해놓은 거야."
"그건 다음에 보자."
"다음이 언제야."
문상훈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계산이 들어 있었다.
"다음 정기회 때. 물류센터 건 도시건설위 회부시켜줄게. 대신 감사 때 서현3지구 건드리지 말아라."
방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 소주잔이 오갔다. 숯불 위에서 기름이 타닥 소리를 냈다. 야당의 박 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형."
이것이 '영현당'이었다. 영현시의회를 오래 취재한 기자들 사이에서 은밀히 불리는 이름. 여당도 야당도 아닌, 초당적 이권 공동체. 중앙 정치에서는 여야가 으르렁대지만, 지방의회에서는 이해관계 앞에 정당 색깔이 사라졌다. 네 지역구를 네가 챙기면, 내 지역구는 내가 챙긴다. 도시건설위원회에 서로의 측근을 교차로 배치하고, 서로의 개발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지 않는 암묵의 합의.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모르는 관행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었다.
녹취. 이 자리의 대화가 녹취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누가 녹음했는지는 나중에 밝혀진다. 녹취록의 한 대목이 훗날 시민단체의 문건에 인용된다.
"이걸 추진을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아까 대표님 자기 지역구에 자기 자기 지역에 있는 땅이다. 그러는 거야 완전 이해충이고 미**이고 미**이야."
그 문장은 교차 승인 시스템의 본질을 한 줄로 요약하고 있었다.

금이 간 바닥 위 의장석에 앉은 권력자, 그 아래 여야가 뒤섞여 건배하는 교차 승인의 풍경. 흩날리는 신문에는 '부패 혐의'와 '이해충돌'이, 한쪽에서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장'이 작성된다. (이미지=경인블루저널)
5
2025년 4월. 영현시의회 제28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조현택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신청했다.
조현택은 3선 시의원이었다. 여당 소속이면서 문상훈 의장과 같은 당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냉랭했다. 1년 전 정기회에서 조현택이 서현3지구 개발 관련 감사 질의를 한 이후로 그랬다.
그때 조현택은 도시개발과장 한재민에게 물었다. "서현3지구 부지 최대 토지 소유자가 현직 시의회 의장 일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한재민은 "개별 토지 소유자의 신원은 행정 절차와 무관합니다"라고 답했다. "무관하다는 말씀이십니까?" "법적으로 그렇습니다."
그 이후 조현택에게는 '긁어 부스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동료 의원들은 슬슬 자리를 피했다. 회의 전 커피를 마시러 가도 아무도 옆에 앉지 않았다. 한 선배 의원이 복도에서 귓속말로 말했다.
"현택아, 넌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부스럼이 아닙니다. 원래 거기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뭐가 달라져? 문 의장이 물러나? 사업이 중단돼? 너만 외톨이 되는 거야."
조현택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었다. 그 선배 의원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5분 발언도 마찬가지였다.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조현택은 마이크 앞에 섰다.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의장석에 앉아 있는 문상훈의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었다.
"저는 서현3지구 도시계획 변경 과정의 절차적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의장 안의 시의원 열일곱 명 중 네 명이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두 명은 서류를 읽고 있었다. 조현택의 발언에 집중하는 사람은 방청석의 시민 세 명과 기자석의 정재원 기자뿐이었다.
"첫째,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정황입니다. 서현3지구 부지 최대 소유자가 현직 시의회 의장 일가라는 사실은 등기부등본으로 확인됩니다. 그러나 해당 의장은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한 사실이 없습니다. 회피 신청도 없습니다."
문상훈이 미동도 하지 않았다.
"둘째,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의 투명성 문제입니다. 자연녹지에서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의 4단계 종상향이 찬성 8, 반대 0으로 통과했습니다. 이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개진한 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심의의 실질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셋째, 완충녹지 해제로 인한 맹지 해소와 토지 가치 급등의 문제입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평당 수십만 원이던 자연녹지 맹지가, 용도 변경과 완충녹지 해제를 거쳐 아파트 부지로 전환되면서 토지 가치가 수십 배 상승했습니다. 이 개발이익의 최대 수혜자가 현직 시의회 의장 일가라는 점을 우리 의회는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조현택이 발언을 마쳤다. 5분이 정확히 채워졌다. 의장석에서 문상훈이 입을 열었다.
"조현택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끝났습니다.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것이 전부였다. 답변도 없었고, 질의도 없었고, 후속 조치도 없었다. 조현택의 발언은 속기록에 기록되었고, 기록은 시의회 홈페이지 어딘가에 묻혔다. 주민공람 공고가 시청 홈페이지에 묻히듯이.
본회의가 끝나고 조현택은 기자석의 정재원에게 다가갔다.
"기사 쓰실 겁니까?"
"쓸 겁니다."
"달라지는 거 없을 수도 있어요."
정재원이 수첩을 접으며 말했다.
"저도 압니다. 그래도 기록은 남습니다."
조현택이 희미하게 웃었다.
"저도 그래서 계속하는 겁니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니까."
6
2025년 5월. 장수영은 법률사무소의 상담실에 앉아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변호사는 서류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고 있었다. 장수영이 가져온 서류는 A4 봉투 두 개 분량이었다. 정보공개 청구 결과, 행정심판 결정문, 사업 개요서, 주민 서명부, 그리고 김도형이 정리해준 토지 소유 분석 자료.
변호사가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장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주민의견 수렴 절차의 형식성, 환경영향평가 미비, 일조권 침해 등. 하지만 승산이 높지 않습니다."
장수영의 표정이 굳었다. 변호사가 이어서 말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도시계획 변경은 지자체의 재량 행위로 분류됩니다. 법원이 행정부의 재량을 뒤집는 것은 절차적 하자가 명백한 경우에 한합니다. 주민공람 공고를 14일간 게시했으니 형식적으로는 절차를 지킨 겁니다. 실질적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은 할 수 있지만, 법원이 받아들일 확률은..."
"얼마나 됩니까?"
"20% 이하라고 보시는 게 현실적입니다."
장수영이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변호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다만, 행정소송과 별개로 다른 경로가 있습니다."
"어떤 경로요?"
"국민권익위원회 진정. 그리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
변호사가 법전을 펼쳤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 공직자는 직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되는 경우 그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문상훈 의장이 자기 가문 소유 토지의 개발과 관련된 행정 절차에서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법 위반입니다."
"신고를 안 한 게 확인돼요?"
"확인됩니다. 영현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해관계 신고 내역을 조회한 결과, 문상훈 의장 명의의 사적 이해관계 신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현시민연대가 이미 확인한 내용입니다."
장수영이 봉투 안에서 또 하나의 서류를 꺼냈다. 주민 서명부였다. 남교서현 대림아파트 4706동 주민 87명의 서명이 모여 있었다.
"이건 저희 동 주민들 서명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서명하셨어요. 도장 찍으신 분도 계시고요."
변호사가 서명부를 받아 들었다.
"이걸로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국민신문고를 통한 민원. 둘째, 국민권익위원회 진정. 셋째,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장."
"승산이 없어도요?"
변호사가 잠시 장수영을 바라보았다.
"장 선생님, 승산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세 가지를 제출하면 공식적인 기록이 남습니다. 행정 절차에 의문이 제기되었다는 기록. 이해충돌 정황이 지적되었다는 기록. 주민 87명이 이의를 제기했다는 기록.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장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손이 떨렸다. 그러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진행해 주세요."
7
2025년 6월. 고발장과 진정서가 접수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 접수번호 제2025-XXXXX호. 영현시의회 의장 문상훈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정황에 관한 진정.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장. 고발인 장수영 외 86명. 피고발인 문상훈. 혐의 요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사적 이해관계 신고 의무) 위반, 동법 제6조(회피 의무) 위반.
김도형은 같은 시기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와 제3자 뇌물수수 가능성에 대한 별도의 고발장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부분은 증거 보강이 더 필요했다. 녹취록의 법적 증거 능력, 토지 거래 내역의 추가 분석, 경기도시주택공사와의 사업 계약서 확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경인블루저널에 첫 번째 기사가 실렸다.
[단독] 영현시의회 의장 일가, 서현3지구 개발 부지 70% 소유... 이해충돌 신고는 '제로'
정재원 기자
기사는 온라인에서 4만 회 조회되었다. 영현시 인구 110만 명 중 4만 명. 적다고 할 수도 있고, 많다고 할 수도 있었다. 영현시의회 홈페이지에 민원이 127건 접수되었다. 시의회 사무국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동일한 답변을 127번 복사해 붙였다.
문상훈 의장실에서는 공식 입장문이 나왔다.
"서현3지구 부지는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로, 적법한 상속 절차를 거쳤습니다. 해당 개발 사업은 영현시 도시계획에 따라 관계 법령에 의거하여 진행되고 있으며, 본인은 사업 인허가 과정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습니다."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 '관계 법령에 의거.'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음.' 세 개의 방어선이었다. 김도형은 그 입장문을 읽으며 메모했다. '관여의 정의가 문제.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고 관여하지 않은 것인가. 위원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관여가 아닌가. 교차 승인 시스템은 관여가 아닌가.'
8
2025년 11월. 시간이 흘렀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진정은 '조사 진행 중' 상태로 6개월째 머물러 있었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 건은 검찰에 송치되었으나, 수사 착수 여부는 알 수 없었다. 행정소송은 1심에서 기각되었다. 판결문의 핵심 문장은 이랬다. "도시계획 변경은 행정청의 재량 범위에 속하는 사안으로, 절차적 하자가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예상된 결과였다. 변호사가 말한 그대로였다.
그러나 장수영은 기각 결정문을 받아 들고 울지 않았다. 서류를 접어 봉투에 넣고, 그 봉투를 책상 서랍에 넣었다. 서랍 안에는 이미 여러 봉투가 들어 있었다. 정보공개 비공개 통지서. 행정심판 결정문. 국민권익위 접수 확인서. 고발장 접수증. 주민 서명부 사본. 1년간의 기록.
남교서현 대림아파트 4706동 14층. 베란다 창을 열면 이제 남교산이 보이지 않았다. 서현3지구 공사 현장의 골조가 18층까지 올라가 있었다. 콘크리트 벽이 하늘을 가로막고 있었다. 완공까지 1년여. 22층, 203세대.
장수영은 거실에 서서 그 골조를 바라보았다. 2024년 7월, 처음 그 가림막을 보았을 때 느꼈던 당혹감은 이제 다른 감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분노도 아니었고, 체념도 아니었다.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감정. 굳이 말하자면, 각오에 가까웠다.

22층 콘크리트 벽이 남교산을 가렸다. 깨진 액자 속 산 그림 아래, 주민은 1년간 쌓인 진정서와 행정심판 서류를 들여다본다. (이미지=경인블루저널)
책상 위에 놓인 서류 두 장을 다시 보았다.
국민권익위원회 접수 확인서. 접수번호 제2025-XXXXX호.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장 접수증. 접수번호 제2025-고발-XXXX호.
이 종이들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지 장수영은 알지 못했다. 22층 골조는 이미 올라가고 있었고, 행정소송은 기각되었고, 시의회는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답변을 아직도 복사해 붙이고 있었다.
그래도 이 종이들은 존재했다. 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했다는 기록. 87명의 주민이 서명했다는 기록. 이해충돌 정황이 공식적으로 지적되었다는 기록.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 행정 전산 시스템 어딘가에, 법원 판례 데이터베이스 어딘가에, 언론 아카이브 어딘가에. 그 기록들이 모여 무엇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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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김도형은 사무실에서 두 번째 기사의 원고를 검토하고 있었다. 경인블루저널 정재원 기자가 보내온 초고였다. '영현당'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지면에 등장하는 기사였다. 교차 승인 시스템. 초당적 이권 카르텔. 녹취록 일부 인용.
박은지가 커피를 내려 가져왔다.
"이거 나가면 난리 나겠네요."
"난리 안 날 수도 있어."
"왜요?"
"사람들이 놀라지 않으니까. '원래 그렇지'라고 말하고 넘어가."
김도형이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보았다. 송지구의 아파트 불빛들이 빼곡했다.
"은지 씨, 내가 이 일 시작한 게 스물여섯 때야. 올해로 18년째. 18년 동안 봐온 게 뭔지 알아?"
"뭔데요."
"같은 패턴의 반복. 자연녹지 종상향. 완충녹지 해제. 교통영향평가 면제. 기부채납 축소. 이름만 바뀌고 구조는 똑같아. 서현3지구 전에도 있었고, 서현3지구 후에도 있을 거야."
"그럼 왜 계속해요?"
김도형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기록이 쌓이니까. 한 건의 기록이 한 건의 변화를 만들지는 못해. 그런데 기록이 백 건, 이백 건 쌓이면, 어느 순간 그 무게가 제도를 누르는 날이 와. 안 올 수도 있지. 그래도 기록하지 않으면 영원히 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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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서현3지구 공사 현장. 골조가 22층까지 올라갔다.
문상훈의 의장 임기는 종료되었다. 다음 의장은 다른 사람이 맡았다. 문상훈은 평의원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시의원이었고, 여전히 영현시 정치의 중심에 있었다. 재산공개 내역의 총액은 변하지 않았다. 차량은 여전히 7대였다. BMW 730Li는 여전히 비고란에 '상속'이라고 적혀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진정은 '1차 조사 완료, 추가 조사 진행 중'으로 상태가 변경되었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 건은 검찰 수사가 개시되었다는 통지서가 장수영에게 도착했다. 수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었다.
조현택은 다음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었다. 동료 의원들의 냉대는 계속되었지만, 시민연대와의 연대는 강화되었다. 조현택의 사무실 벽에는 감사 질의 속기록이 액자에 넣어 걸려 있었다. "서현3지구 부지 최대 토지 소유자가 현직 시의회 의장 일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장수영은 여전히 남교서현 대림아파트 4706동 14층에 살고 있었다. 베란다 창을 열면 이제 22층 콘크리트 벽이 보였다. 남교산은 보이지 않았다. 봄이 와도 진달래가 보이지 않았고, 여름이 와도 풀벌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공사 소음이 들렸다. 곧 입주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장수영의 책상 위에는 종이들이 놓여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 접수 확인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장 접수증.
검찰 수사 개시 통지서.
행정소송 1심 기각 판결문. 그리고 그 옆에 2심 항소장.
주민 서명부. 87명에서 142명으로 늘어 있었다.
장수영은 그 종이들을 정리하며 생각했다. 이 싸움이 끝날지 알 수 없었다. 이길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기록은 존재한다.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
김도형은 사무실에서 세 번째 기사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경기도시주택공사와의 사업 계약서를 정보공개 청구한 상태였다. 직권남용 관련 추가 고발장의 초안이 모니터 화면에 떠 있었다.
조현택은 의회 사무실에서 다음 정기회 질의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서현3지구 기부채납 산정 기준의 적정성에 관한 질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질의. 그래도 기록에 남을 질의.
정재원은 경인블루저널 편집국에서 세 번째 기사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편집국장이 광고 압력에 대해 언급했으나, 기사를 내리지는 않았다.
문상훈은 송지구 서현동의 자택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 서현3지구 관련 뉴스는 나오지 않았다. 그는 숟가락을 놓고 창밖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 타워크레인의 붉은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었다.
남교서현 대림아파트 4706동 14층. 장수영이 베란다 창을 닫았다. 22층 콘크리트 벽 너머로 하늘이 한 뼘만큼 보였다. 봄이 오고 있었지만, 이 베란다에서 남교산의 봄을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수영은 고개를 돌려 책상 위의 서류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이 도시의 1년이 기록되어 있었다. 한 사람의 토지가 어떻게 도시 전체의 하늘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누가 이익을 보았고, 누가 하늘을 잃었는지. 그리고 누가 그것을 기록했는지.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2심 항소가 남아 있고, 국민권익위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끝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정의가 실현될 수도 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나라의 수많은 서현3지구가 그랬듯이.
다만 한 가지. 기록은 남는다. 장수영의 서명부. 김도형의 클리어파일. 조현택의 속기록. 정재원의 기사. 87명에서 142명으로 늘어난 이름들. 그 이름들이 이 도시의 진짜 주인이다.
의장님, 우리 의장님. 이 도시의 하늘은 당신 것이 아닙니다.
— 완결 —
[편집자 주] 용어 해설
1. 이해충돌방지법(利害衝突防止法)
정식 명칭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2022년 5월 시행).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이나 가족 등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되는 경우, 이를 서면으로 신고하고 필요시 직무에서 회피해야 하는 의무를 규정한 법률. 위반 시 과태료 또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2. 교차 승인(交叉 承認)
지방의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의 지역구 관련 개발 안건에 대해 반대하지 않기로 하는 암묵적 합의. 공식 용어는 아니며, 각 의원의 이해관계가 걸린 안건을 상호 통과시켜주는 관행을 지칭한다. 정당 간 정치적 대립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초당적 이권 구조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3.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職權濫用 權利行使妨害罪)
「형법」 제123조.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센티브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등급 인증 제도. 1등급(최고)부터 5등급(최저)까지 있으며, 인증을 받으면 용적률, 건축물 높이 등에서 완화 혜택(인센티브)을 받을 수 있다. 5등급은 가장 낮은 수준의 에너지 절감만 요구하면서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개발 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있다.
5. 국민권익위원회(國民權益委員會)
국민의 권리 보호와 부패 방지를 위해 설치된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 국민의 고충민원 처리, 행정심판, 부패 신고 접수 및 조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관련 진정도 접수하여 조사할 수 있다.
연재를 마치며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소설 속 장수영과 김도형과 조현택의 싸움이 계속되듯, 이 땅의 수많은 '서현3지구'에서 같은 싸움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록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싸움은 의미를 가집니다. 다섯 차례의 연재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부디, 여러분의 도시에서도 하늘을 올려다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