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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수많은 영령들의 피눈물이 서린 현대사의 비극이 한 대기업의 돈벌이 마케팅 도구로 전락했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본지 발행인은 펜을 잠시 내려놓고 직접 거리로 나섰다.

 

본지 발행인은 22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스타벅스 성복역DT점 앞을 찾았다. ‘5.18 민주화운동 모독하는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대형 피켓을 들어 올리며 역사 왜곡 기업을 향한 시민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전개했다.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코리아가 5월 18일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에 ‘탱크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 공안당국의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은폐 발언이었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연상시키는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마케팅에 무단 사용하면서 촉발됐다. 대기업의 다단계 결재 라인에서 이 같은 반역사적인 문구가 아무런 필터링 없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내부의 역사 인식 부재와 도덕성 상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더욱 씁쓸한 것은 현장의 풍경이었다. 마침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거리 곳곳에는 유세 차량의 확성기 소리와 표를 구걸하는 후보자들의 명함이 넘쳐나고 있었다. 자신이 지역을 대표하겠다며 연신 허리를 굽히는 수많은 후보자 중, 정작 우리 현대사를 정면으로 모독한 대기업의 오만함 앞에 당당히 쓴소리를 내거나 시민들의 분노에 동참하는 이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고 나선 이들이라면, 거대 대기업이 자행한 역사 왜곡과 조롱 앞에 누구보다 먼저 분노하고 시민들의 방패가 되어야 마땅하다.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셈법과 대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시민들이 느끼는 참담한 분노에는 귀를 닫고 있는 6.3 지방선거 후보들의 행태는 비겁하기 짝이 없다. 역사의식이 실종된 정치인은 지역을 이끌 자격이 없다.

 

이날 본지 발행인이 들어 올린 피켓을 보며 매장을 찾은 이용객들과 드라이브 스루(DT)를 이용하기 위해 진입하던 차량 운전자들은 발걸음과 시선을 멈추고 무겁게 응시했다. 현장을 지나던 몇몇 시민들은 다가와 "정치인들도 안 하는 일을 언론사가 직접 해줘서 고맙다"라며 지지와 응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경질되고 그룹 차원의 사과가 잇따랐지만, 이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면피성 조치에 불과하다. 대중의 기억이 흐려지기를 기다리는 대기업의 오만한 태도, 그리고 이에 침묵하는 무능한 정치판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은 결국 깨어있는 소비자와 시민들의 주체적인 행동뿐이다.

 

소비자가 무서움을 보여주어야 기업이 역사를 두려워하고, 유권자가 매서워야 정치인이 시민을 두려워한다. 본지는 언론 본연의 감시 역할에 충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 왜곡을 일삼는 기업과 이에 방관하는 정치권에 맞서 시민사회와 연대해 단호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을 독자들 앞에 엄숙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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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수지성복점앞 1인 시위를 하는 동안 시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