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7일 용인시가 공개한 양지바른의 「임대 계약 해지 합의서」 사본. 17만 평 토지의 진입로 4,950㎡에 대한 보증금이 3,000만 원, 월 임대료가 100만 원으로 명시돼 있다. 미납 임대료가 보증금을 초과해 공제 처리되며 4년간의 임대는 사실상 무상으로 종결됐다.
용인시(시장 이상일)가 그동안 "정보부존재"·"비공개"를 주장해 온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의 핵심 행정 문서들이 4월 27일 청구인에게 공개됐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 2건의 정보공개 거부처분(사건번호 2025-1611, 2025-1615)에 대해 모두 '일부인용' 재결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용인시 장애인복지과(과장 권규호) 명의의 정보공개 결정 알림(장애인복지과-10575, 2026. 3. 27. 전결)에 따르면 공개 대상은 ▲ 사건번호 2025-1611 — 임대차 계약서 및 부속 합의서 일체(보존연한 이내), ▲ 사건번호 2025-1615 —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 기본재산 목록(출연자 성명 제외) 및 인사관련서류(개인정보 제외)이다. 공개는 2026년 4월 27일(월) 전자우편으로 실시됐다.
본지가 같은 날 공개분 일체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그동안 "주민의 알 권리"와 "법인의 경영상 비밀"이라는 명분 사이에서 가려져 있던 양지바른 사태의 구조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 17만 평 토지의 진입로 임대 —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00만 원
용인시가 공개한 「임대 계약 해지 합의서」와 「법인 기본재산 임대 사항 경과 보고」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사실은, 그동안 알려졌던 임대 조건이 실제 계약 내용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본지가 확인한 합의서·경과보고서에 따르면, 임대 대상은 경상북도 영주시 조와동 산 67-1 중 산 67-7 부지 진입로 4,950㎡이며, 임대인은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 임차인은 ㈜리온(경기도 화성시 동탄영천로 150)이다. 보증금은 금 삼천만원(30,000,000원), 월 임대료는 금 일백만원(1,000,000원)이고, 임대료 입금 시점은 "계약서 작성일로부터 1년이 지난 다음날 1일부터"로 명시돼 있다. 계약일은 2019년 9월 24일, 해지일은 2023년 10월 27일이다. 해지 사유는 "지속적인 임대료 미납"이며, 임대 계약서 제8조 1항이 그 근거로 적시됐다. 최종 의결은 2024년 3월 13일 양지바른 제24년 제1차 임시이사회에서 이뤄졌다.
기존에 알려졌던 "보증금 1억 원"이 아니라 실제 계약상 보증금은 3,000만 원, 그것도 1년의 무상 사용 기간을 둔 후 월 100만 원의 임대료를 받는 조건이었다. 약 17만 평(580,691㎡) 토지의 실질적 진출입을 좌우하는 진입로의 가치 치고는 지나치게 낮은 금액이다.
■ "지속적 임대료 미납" — 사실상 무상 사용으로 끝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낮은 임대료조차 정상적으로 수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과 보고서가 그리는 임대료 수취 이력은 다음과 같다.
2019년 9월 24일 계약 체결 이후, 2020년 10월부터 월 임대료가 입금될 예정이었으나 미납이 발생했다. 2020년 12월 31일에 가서야 3개월치 월 임대료가 일괄 납부됐다. 2021년 1월 ㈜리온은 진입로 사용권을 제3자(3개 회사)에 전대(轉貸)하였음을 법인에 통보했다. 이후 2년간 임대료 미납과 공사 진행 사항 연락 두절이 이어졌고, 법인은 2023년 9월 22일 이행·해지 통지를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2023년 9월 24일 양지바른 원장실에서 ㈜리온 측(이큐에너지 대표 홍찬희 참석)과 미팅이 진행됐고, 2023년 10월 5일 임시 이사회에서 계약 해지 결정이 내려진 뒤, 2023년 10월 27일 임대 계약 해지 합의서가 작성됐다.
합의서는 "보증금은 미납 임대료로 공제 처리한다", "목적 토지의 일체 시설물을 철거하며 원상회복 후 인도한다", "일체의 채권·채무 관계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세 항목을 담고 있다.
요컨대 4년간의 임대 기간 중 정상적으로 수취된 임대료는 사실상 3개월분에 불과했고, 2년치 누적 미납을 보증금 3,000만 원으로 상계 처리하는 것으로 계약은 종결됐다. 17만 평 부지의 출입을 통제하는 진입로를 4년 동안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한 셈이다.
또한 임차인 ㈜리온은 2021년 1월 이미 도로 사용권을 또 다른 3개 회사에 전대했음을 법인에 통보했는데, 통상의 임대차 계약에서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는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법인은 즉각 해지하지 않고 2년 이상 방치한 후에야 미납을 이유로 해지에 이르렀다.
■ "계약 장소: 오수환 법률사무소" — 한 줄에 담긴 이해충돌
경과 보고서 2019년 9월 24일 항목에는 매우 짧지만 결정적인 한 줄이 적혀 있다. "임대 계약 - 계약 장소: 오수환 법률사무소"가 그것이다.
오수환은 양지바른의 현 이사진 핵심 인물로 지목되어 온 변호사다. 본지가 이전 보도(4월 8일자, "연간 64억 보조금 받는 복지법인, 감독 관청은 '모른다'만 반복")에서 다룬 것처럼, 그는 2004년 관선이사로 파견된 이후 20여 년간 법인의 실질적 경영진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법인의 핵심 자산인 영주시 17만 평 토지의 진입로 임대 계약이 다름 아닌 법인 이사 본인의 법률사무소에서 체결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절차상 편의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8조의2는 사회복지법인 임원의 이해충돌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2조는 임원의 직무 수행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 주무관청이 해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경과 보고서는 또한 협상 단계에서 "신동 솔라발전"이 처음 제안했다가 사업성 문제로 포기한 후, "같은 소재의 인접 토지 소유주(법인 토지 기부자 가족)가 대표이사에게 직접 전화"하여 논의가 재개됐고, 이를 매수하고자 하는 ㈜리온이 결국 임차인이 됐다는 정황도 기록하고 있다. 출연자(기부자) 가족 → 인접 토지 매수 희망자 → 임차인으로 이어지는 이 연결 고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가 취재가 필요한 대목이다.
■ 법인의 옛 이름은 '브니엘'… 종교 시설 의혹과 부합
같은 날 공개된 「인사관련서류」와 「기본재산 목록」은 양지바른 법인의 역사적 뿌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드러냈다. 등기부등본 사본에 따르면, 양지바른의 1987년 7월 16일 설립 허가 당시 법인 명칭은 "사회복지법인 브니엘"이었다.
'브니엘(Peniel)'은 구약 창세기 32장에 등장하는 지명으로,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을 지닌 종교적 명칭이다. 본지가 입수한 종합 보고서와 내부 제보 내용에서 양지바른의 전신이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운영하는 폐쇄적 시설"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온 점과 부합하는 결정적 증거다.
설립 당시 자산 총액은 151,953,000원(약 1억 5,196만 원), 사무소는 용인군 내사면 주북리 141-4번지(현 양지면 주북리)였다. 등기부에는 "민법법인 및 특수법인 등기처리규칙 제5조 제1항 및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1993년 9월 8일 신등기용지에 이기"한다는 기재가 있어, 1987년 설립 → 1993년 등기 이기 → 이후 명칭 변경의 시점이 확인된다.
함께 공개된 1989년 5월 5일자 「이사 결의서」에는 대표이사 손○○, 상임이사 문○○, 이사 이○○·문○○·임○○ 등 5명이 결의자로 기재돼 있다(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명 일부 비공개). 결의 안건은 "시설 설치 허가 준비"와 "임원(감사) 재임용 여부", 결의 내용은 간판 부착·조경·물리치료실 설치 공사 비용(총 9,500만 원)에 대한 처리 방안이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회의록에 기재된 다음 대목이다. "본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이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오전리 소재 임야를 처분 활용토록 용인군청으로부터 처분 승인을 기히 받았으나 본 임야가 도립공원 내의 임야로 현재 미처분되어…"라는 부분이다. 이는 용인시(당시 용인군)가 1989년 시점에 이미 이 법인의 기본재산 처분 승인 업무를 직접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며, 박용환 청구인이 보충의견서에서 지적한 "용인시는 사회복지법인 지도·감독에 관한 문서를 실질적으로 보유·관리해 왔다"는 주장의 강력한 방증이다.
■ 17만 평이 평가액 2.98억 원 — '재산 목록'의 함의
함께 공개된 「재산 목록」은 양지바른 법인의 자산 구조를 한눈에 보여준다. 총 평가액은 2,926,324천 원(약 29.3억 원)이며, 토지는 합계 590,334㎡에 1,648,576천 원, 건물은 합계 2,778.31㎡에 1,277,748천 원으로 평가돼 있다.
토지 항목별로는 양지면 주북리 141-4(대지) 3,131㎡가 1,095,850천 원, 양지면 주북리 141-6(대지) 512㎡가 179,200천 원, 양지면 주북리 산133-8·9·10(임야) 합계 6,000㎡가 약 7,500여만 원, 그리고 경북 영주시 조와동 산 67-1(임야) 580,691㎡가 297,894천 원으로 기재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영주시 조와동 산 67-1이다. 면적은 580,691㎡로, 평으로 환산하면 약 17만 5,659평에 달한다. 그러나 평가액은 단 2억 9,789만 4,000원, ㎡당 약 513원 수준이다. 이는 토지 평가가 공시지가나 시가가 아닌 매우 보수적인 장부가액으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동일 법인의 양지면 주북리 141-4 대지 3,131㎡가 약 11억 원으로 평가된 것과 대비하면, 영주시 임야의 잠재 가치가 장부상 얼마나 저평가돼 있는지 알 수 있다.
토지의 17만 평 위에 30년짜리 태양광 발전 사업이 올라타고, 그 진입로 4,950㎡에 대한 임대료조차 받지 못한 채 4년간 사실상 무상 사용으로 끝난 정황은, 단순한 '임대 분쟁'이 아니라 「사회복지사업법」상 기본재산 관리 의무 위반의 영역으로 다뤄질 만한 사안이다.
■ "두 건 모두 인용" — 행정심판 재결의 의미
이번 정보 공개는 단순한 자료 공개를 넘어, 용인시의 정보공개 행정에 대한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의 명확한 시정 명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청구인 박용환 씨가 보충의견서에서 거듭 지적한 핵심 모순 — "허가가 이루어졌다"고 자인하면서 허가 문서는 '부존재'로 처분한 점, 법인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사회 회의록 및 임대차 계약서 등"의 존재를 전제로 비공개를 요청했음에도 같은 문서를 '부존재'로 처분한 점 — 이 결국 행정심판 재결을 통해 받아들여진 결과로 풀이된다.
박용환 청구인은 동일 피청구인을 상대로 한 유사 사건에서 이미 다수의 인용 재결을 받아 왔다(사건번호 2025-01529, 2025-01353, 2025-01216 등). 용인시는 그때마다 재결에 따라 정보를 공개해 왔지만, 동일 법인에 대한 새로운 청구에는 다시 부존재·비공개 처분을 반복해 왔다. 이번 2025-1611·1615 두 건의 인용 재결은 이러한 반복적 거부 행정의 위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용인시는 공개 결정문에 "보존연한 이내의 정보에 한함", "출연자 성명 제외", "개인정보 제외"라는 단서를 붙였다. 박 씨는 본지에 "5년 보존연한 자체가 상위기관(경기도)의 10년·준영구 기준에 어긋난다는 점, 출연자 성명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 출연재산 신고 의무와 직결된 공적 정보라는 점에 대해서는 다시 후속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재완 씨 1인 시위 한 달 — 그날의 외침이 가리킨 자리
지난 4월 6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김재완 씨(59·기흥구)는 당시 "용인시 복지 카르텔 비호를 왜 하는가", "양지바른 비리 주도자를 바로 처벌하라"고 외쳤다.
(관련기사: 연간 64억 보조금 받는 용인시 사회복지법인, 감독 관청은 '모른다'만 반복
http://www.bluejournal.co.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494)
그가 외쳤던 의혹들 — '진입로 임대'라는 편법, 유명무실한 임대 수익, 이사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계약 — 은 21일 만에 공개된 행정 문서에서 모두 그 흔적이 확인됐다.
특히 보증금 3,000만 원·월 100만 원이라는 헐값 조건, 1년 무상 사용 후 그마저도 미납으로 끝난 임대 실태, 법인 이사 본인 사무실에서 체결된 계약 장소, '브니엘'이라는 종교적 옛 명칭의 확인은, 종합 보고서와 보충의견서가 제기해 온 의혹의 사실적 골격을 상당 부분 뒷받침한다.
본지는 이번 공개 자료를 토대로 영주시 토지의 실제 사용 현황과 ㈜리온·이큐에너지·전대 회사들의 실체, 1987년 '브니엘' 설립 당시 출연자와 현 이사진의 인적 연계, 1989년 광주군 중부면 오전리 임야 처분의 결과와 현재 자산 잔존 여부, 동일 법인에 대한 용인시의 추가 보유 자료에 대해 후속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