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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2026년 4월 16일, 대한민국 곳곳에 다시 노란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서울과 안산을 비롯해 목포와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의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촉구하는 추모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12년이라는 물리적 시간이 흘렀음에도 시민들이 여전히 노란 리본을 가슴에 품는 이유는 자명하다. 과거의 안타까운 사건을 추모하는 행위를 넘어,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의 굴레를 끊고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오늘'을 쟁취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우리 사회,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용인시의 정치·행정적 현주소는 이러한 '실천적 기억'의 시대적 요구에 철저히 역행하고 있다.

용인시는 그동안 행정안전부 재난관리평가 우수기관 선정, '용인시민 안전보험' 확대 개편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스스로를 110만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도시'로 포장해 왔다. 화려한 행정적 수사와 표창장 이면의 현실은 어떠한가. 용인시의 최대 핵심 역점 사업이라 불리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의 민낯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불과 몇 달 전인 2026년 1월, 한파 속에서 반도체 건설 현장 노동자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지는 등 과로 의심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루 13~14시간을 일하지 않으면 쫓겨나는 폭력적인 노동 환경이 현장 노동자들에게 강요되었고, 이는 작년 11월에 발생한 사망 사고와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장 내에서 안전수칙을 통제해야 할 안전요원이 되려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현장 소장이 가해자를 감싸며 사태 무마와 은폐를 시도하는 참담한 구조적 병폐까지 드러났다. 이윤과 속도전 앞에 매뉴얼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고, 위험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던 세월호 참사의 치명적인 적폐가 2026년 용인시 한복판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장기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이나, 1989년 영국 힐즈버러 압사 참사 유가족의 수십 년 투쟁 끝에 발의된 '힐즈버러법(Hillsborough Law)'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특히 힐즈버러법의 핵심인 '진실 의무(Duty of Candour)'는 재난이나 사고 앞에서 공공기관과 공직자가 소속 기관의 이익이나 보신주의를 버리고, 투명하게 진실을 밝혀야 할 법적 의무를 지우는 강력한 잣대다.      이 엄중한 잣대를 빌려 묻지 않을 수 없다. 용인시는 관내 대형 국책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잇따른 중대재해와 인권 유린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투명하게 대처했는가. 아니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관해 온 것은 아닌가.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는 용인시 정가에 중대한 심판대가 될 것이다. 반도체 산업단지 이슈는 전력 수급이나 지방 이전 찬반과 같은 단순한 경제적 쟁점을 뛰어넘는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시장 및 시·도의원 후보들은 화려한 경제 개발 논리 이면에 가려진 일터의 죽음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무책임한 성장 제일주의를 멈추고,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이 이윤보다 우선시되는 진정한 '안전도시'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의무가 있다.

 

보건사회학자 김승섭 교수의 역설처럼, 재난에 대한 진정한 사회적 기억과 연대는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미래의 피해자'들을 죽음으로부터 건져내는 투쟁이어야 한다.    용인시 정치인들이 오늘 가슴에 단 노란 리본이 선거철 표심을 잡기 위한 한낱 장식품이 아니라면, 지역 내 안전 사각지대를 향한 뼈를 깎는 성찰과 구체적인 제도적 응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망각을 거부하고 제도를 변화시키는 치열한 실천만이 세월호를 온전히 기억하는 유일한 길이며, 6월 용인시 유권자들이 선택해야 할 진짜 '안전의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