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딸기어린이집 인근에 설치된 '승하차 존'이 전형적인 탁상행정과 예산 낭비의 표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 설명] 운전자가 승하차하려면 차도로 나가야... 안전 위협하는 '무용지물' 승하차 존. 실제 승용차가 정차한 모습. 구조물과 차량 사이 공간이 비좁아, 아이들이 내리기 위해 문을 열면 차량 문이 직진 차도를 완전히 침범하게 된다. 주민들은 이런 위험천만한 구조물을 두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홍보한 도의원과 이를 그대로 보도한 언론의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 제보자)
정하용 경기도의원(국민의힘)이 특별교부세 7천만 원을 확보해 조성한 이 구역은, 당초 어린이집 등하원 차량의 승하차시 불법주정차로, 뒤따르던 다른 운전자들이 중앙선을 침범해 운행하여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해결해 달라는 주민 민원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정작 예산이 투입된 결과물은 최초 민원인과 민원을 발생시킨 어린이집과의 아무런 협의도 없이 어린이집 입구가 아닌 엉뚱한 비탈면을 깎아 만들어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해당 구역을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승합차나 승용차가 해당 구역에 정차한 뒤 아이들을 하차시키기 위해 운전자가 문을 열면, 차량 문이 승하차존을 벗어나 직진 차도를 완전히 침범하게 된다. 슬라이딩 도어가 장착된 차량조차 문을 열고 하차할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결국 멀쩡한 구조물 일부를 다시 뜯어내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7천만 원의 혈세가 투입되었음에도 주민 불편과 안전 위협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 '무용지물'로 방치된 것이다.
이처럼 현장은 아수라장이지만, 이를 다루는 지역 언론의 지면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정하용 의원 측은 연말을 앞두고 '특별교부금으로 민원을 해결했다'는 식의 자화자찬성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다수의 인터넷 매체들은 단 한 번의 현장 취재나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이를 그대로 베껴 썼다.
[사진설명] '문조차 못 여는 승하차 존', 설계 결함으로 멀쩡한 구조물 뜯어내. 새로 조성된 승차 존에 차량 문을 열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승하차가 불가능하자 기흥구청 측이 뒤늦게 구조물 일부를 뜯어낸 흔적이다. 7천만 원짜리 부실 설계와 탁상행정의 결정적인 무증이다.
문제를 제기했던 지역 주민 김모 씨가 해당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 기자에게 직접 항의하자, 해당 언론사의 돌아온 답변은 "보도자료를 받아서 옮겼다"는 황당한 변명뿐이었다. 더구나 김 씨가 정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장에 문제가 해결된 것이 맞느냐"고 따져 묻자, 정 의원 역시 뒤늦게 "약간 문제가 있다"며 본인의 치적 홍보에 허점이 있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예산을 따오는 데만 혈안이 되어 제대로 된 설계나 사후 관리 없이 혈세를 낭비한 기흥구청의 부실 행정, 그리고 권력의 스피커로 전락해 '받아쓰기'에만 몰두하는 지역 언론의 부끄러운 민낯의 합작품이다.
경인블루저널은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삼은 보여주기식 행정과, 이를 비호하는 지역 언론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아울러 기흥구청이 집행한 7천만 원의 세부 사용 내역, 자금 집행의 적절성에 대해 철저한 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추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