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인블루저널) "수천만 원 들인 원목 마루가 다 썩을까 봐 출근할 때는 전원 코드를 뽑아뒀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교환받은 새 제품 세 대가 연달아 똑같은 누수 결함이 생겼는데, 대기업이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습니까?"
LG전자의 최신형 올인원 로봇청소기(판매모델명: B-95AW / 생산모델명: R83WBNRDNS)에서 배수 및 누수 관련 치명적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하자가 단순한 '뽑기 운'을 넘어 기기 자체의 구조적 결함일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제조사 측은 공식적인 원인 규명이나 자발적 리콜 없이 거세게 항의하는 일부 고객에게만 '조용한 환불'을 진행하고 있어 기업 윤리를 저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는 제보자는 지난해 12월 해당 모델을 구입한 후 불과 3개월 동안 무려 3대의 기기에서 동일한 하자를 겪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첫 설치 직후였다. 가동 단 하루 만에 "충전대 물 넘침 복구에 문제가 생겼다"는 에러가 발생해 수리 불가 판정을 받고 기기를 전면 교체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올해 1월 말, 두 번째 기기에서도 완전히 동일한 '물 넘침' 에러가 재발했다. 당시 충전대 바닥에는 실제로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자칫 대형 침수 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사진 1] LG 로봇청소기(R83WBNRDNS)가 작동을 멈추고 충전대 세척판 배수구 막힘으로 인한 '누수 가능성'을 경고하는 에러 메시지를 송출하고 있다.
[사진 2] 에러 메시지(사진 1)와 달리, 기기를 분리하여 확인한 충전대 세척판은 이물질 없이 깨끗한 상태. 센서 오작동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사진 3] 지난 1월 말, 두 번째 교체 제품에서 발생한 실제 누수 현장. 충전대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사진 4, 5] 두 번에 걸친 교환에도 불구하고 '물 넘침 복구 문제' 에러를 송출한 LG전자 최신형 올인원 로봇청소기모델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끈질긴 항의 끝에 다시 교체 받은 세 번째 새 제품마저 지난 3월 4일 동일한 오류 메세지를 송출했다. 이번에도 "충전대 세척판을 청소해 주세요. 세척판의 배수구가 막히면 물이 누수될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 메시지가 송출됐다. 하지만 확인 결과 세척판은 이물질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수위 측정 센서나 배수 펌프 시스템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량이거나 심각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했다는 명백한 증거다.
결국 LG전자 세번째 제품 불량에 대한 거듭된 항의와 공론화 예고에 직면하고서야 해당 제품에 대한 전액 환불을 결정하고 기기를 전격 회수 결정했다.
하지만 이토록 명백한 반복 결함이 3대의 기기에서 연달아 확인되었음에도, 제조사 측은 소비자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 없이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의 입을 막기 위한 은밀한 환불 조치에만 급급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형 평수 아파트나 원목 마루가 시공된 가정의 경우, 기기 누수로 바닥재가 손상되면 그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언제 물이 넘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집 안에 둔 수많은 소비자들은 지금도 침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대규모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로봇청소기의 누수 결함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책임 있는 전수조사와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