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름만 걸어놓고 회의는 노쇼(No-Show)"... 용인시의회, '식물 위원회'와 '문어발 감투' 실태 고발
시민단체 '용인블루', 시의원 위원회 위촉 전수조사 결과 발표
특정 의원 15개 독식 vs 회의 개최 '0건' 수두룩... "견제 기능 상실"
도시건설 분야 쏠림 현상 뚜렷... '이권 카르텔' 우려 제기
[경인블루저널] = 시민단체 '용인블루'가 용인시 행정의 혈맥이라 할 수 있는 각종 위원회의 운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식물 위원회와 관제 거버넌스의 민낯'이라는 제하의 이 보고서는 시의원들의 무분별한 겸직과 불성실한 의정 활동을 데이터로 입증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용인블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45건의 위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용인시 위원회 제도는 ▲문어발식 위촉 ▲유령 위원회 난립 ▲상습적인 불참으로 인해 사실상 붕괴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 '슈퍼 의원'의 탄생? 1명이 15개 감투 독식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 1인당 평균 7~8개의 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실제로는 특정 의원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도시건설 분야의 비대화다. 전체 245건 중 도시건설 관련 위촉이 98건(40%)에 달해, 경제환경(35건), 문화복지(44건) 분야를 압도했다. 용인블루 측은 "개발 호재가 많은 용인시 특성상 이권과 밀접한 도시계획 및 인허가 부서에 의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권 카르텔' 형성의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개별 의원의 사례를 보면, 박병민 의원과 김영식 의원은 각각 15건, 14건 내외의 위원회에 위촉되어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백화점식'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영식 의원은 도시계획, 교통, 농민소득, 수소산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위촉되어 시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으나, '민관협치위원회' 등 일부 위원회는 참석률이 저조해 '선택적 성실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회의 한 번 안 여는 '유령 위원회'... 행정력 낭비 심각
위원만 위촉해놓고 실제로는 가동되지 않는 '식물 위원회'의 실태도 충격적이다.
용인시가 '반도체 도시'를 표방하며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음에도, 정작 '기업유치위원회(김진석, 이상욱 위원)'는 분석 기간 내 단 한 차례의 회의 실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기후 위기 대응의 컨트롤 타워인 '환경정책위원회' 역시 회의 실적이 전무했다.
경관위원회의 경우 13회나 개최되었음에도 기주옥 의원의 참석은 '0회'로 기록됐다. 용인시는 "회의마다 참석하는 위원이 다르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13번의 회의 동안 해당 의원을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전형적인 '이름 걸기식' 위촉이라는 지적이다.
◆ 상습 불참과 '노쇼(No-Show)'... 직무유기 논란
위촉된 위원회에 상습적으로 불참하는 의원들의 실명도 공개됐다.
이교우 의원은 공직자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공직자윤리위원회' 회의 7회 중 6회를 불참(불참률 86%)해 빈축을 샀으며, 자활기금운용심의위에서도 11회를 불참해 최다 불참 기록을 세웠다.
이상욱 의원은 지역 개발의 핵심인 '도시계획위원회'에 11회나 불참(69%)하며, 지역구 주민의 의사를 대변할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용인블루 관계자는 "시의원이 위원회에 위촉되고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며 "돈 안 주는 회의라서 불참한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 용인블루, "위촉 총량제 도입 및 삼진아웃제 실시하라"
용인블루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무너진 위원회 제도를 바로세우기 위한 5대 개혁안을 용인시와 시의회에 공식 요구했다.
주요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위촉 총량제 도입: 의원 1인당 위촉 위원회 수를 최대 5개로 제한.
2. 이해충돌 방지 강화: 상임위와 직무 연관성이 있는 위원회 위촉 원천 배제 (선수가 심판 겸직 금지).
3. '식물 위원회' 통폐합: 2년간 실적 없는 위원회 즉시 폐지.
4. 활동 실명제 실시: 의원별 참석/불참 현황 투명 공개.
5. 삼진아웃제 도입: 출석률 50% 미만 의원 해촉 및 페널티 부과.
지방자치의 본질인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 지금, 용인시의회가 이번 시민사회의 준엄한 경고를 수용하여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인블루저널]





